
북한이 대북 전단 살포를 중심으로 연일 남측을 규탄하는 항의 시위 및 말폭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내부 주민들을 대상으로 이를 주도하고 있다는 탈북민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하는 강연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이에 따르면 양강도 소식통은 15일 “최근 남조선(한국)에서 삐라(대북 전단)뿌리는 반역자에 관한 내용으로 거의 매일 회의와 강연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강연자는 몇몇 이름까지 거론하면서 ‘인민의 이름으로 곧 처단한다’는 식으로 격앙된 발언도 했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원래 북한에서는 탈북민을 ‘반역자’ ‘배신자’로 취급, 주민 대상 강연의 단골 소재로 활용해왔다. 다만 이번은 결이 조금 다르다고 소식통은 지적한다.
그는 “(당국은) 이전에는 ‘지상낙원을 떠난 이들은 모두 반역자, 그래서 처단한다’는 논리를 내세웠지만, 지금은 ‘최고존엄(김정은 국무위원장) 훼손에 이들이 중심에 섰다. 처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 매체들의 보도처럼 북한 주민들이 탈북민을 ‘민족반역자’ ‘인간쓰레기’라고 지칭하며 비난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탈북민 가족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점에서 이들을 ‘한라산 줄기’라고 부르며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한 당국이 왜 갑자기 대북전단을 문제삼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는 주민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주도하는 대남 비난 시위가 북한 주민들에게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소식통은 “과거에는 삐라가 많이 넘어오긴 했지만 요즘은 많지 않은데 왜 갑자기 이를 걸고 드는지 모르겠다는 주민들도 많다”며 “이는 삐라를 문제삼아 남조선(한국) 정부를 이용해서 뭔가를 해보려고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전국적인 대남 항의 시위를 조직하면서까지 남측에 대한 비난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당국의 정치적 의도가 내포돼 있을 것이라고 일부 북한 주민들도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 당국은 탈북민들이 대북 전단을 통해 ‘최고존엄을 헐뜯고 신성한 핵을 비난했다’고 지적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와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주민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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