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와 지방투자 확대를 위한 기업간담회'에서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10대 그룹이 5년간 270조원을 지방에 투자하고 재계 전체로는 300조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올해 집행 예정액은 66조원으로 지난해보다 16조원 늘어난다. 신규 채용도 올해 5만1600명으로 전년보다 2500명 증가한다. 한경협은 계획이 이행될 경우 최대 525조원의 생산 유발과 221조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수출·대기업 중심 실적 개선 흐름은 뚜렷해졌지만 내수·지역경제 전반으로 성과가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이번 결정의 출발점이다. △첨단 산업의 수도권 집중 △청년 유출 △대·중소기업 간 고용 격차 등이 맞물리며 성장의 불균형이 확대됐다는 판단이다.
기업별 투자 계획도 지역 분산과 고용 효과에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는 향후 5년간 국내 R&D를 포함해 450조원을 투자하고 6만명 이상을 국내에서 고용할 계획이다. 반도체·바이오·AI를 축으로 채용과 시설 투자를 병행한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에 19조원을 들여 첨단 패키징 공장을 짓는다. 기존 낸드 팹과 후공정 시설, HBM 대응을 위한 M15X 가동과 맞물려 신규 채용 3000명을 포함해 협력사까지 1만명 이상의 고용 효과가 예상된다. 회사 측은 반도체 경쟁력 강화와 지역 균형을 함께 고려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국내에 125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서남권에 1GW급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 플랜트를 구축, 수소 출하센터와 충전 인프라를 연계한다.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에 이어 수소연료전지 신공장도 내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기아는 화성에 목적기반차량(PBV) 전용 전기차 거점을 조성한다.
LG는 향후 5년간 국내에 10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LG이노텍이 광주에 1000억원을 투입해 모빌리티 신사업 경쟁력을 강화, 구미에는 6000억원을 들여 고사양 반도체기판(FC-BGA)와 고부가 카메라 모듈 설비를 확충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포항과 광양을 중심으로 약 5조원을 투자한다. 수소환원제철 시험설비 구축과 전기로 도입, 이차전지 소재 공장 신·증설, LNG 인프라 구축을 동시에 추진한다. 현대제철은 충남 당진제철소에 LNG 자가발전소 건립을 추진하고 현대엔지니어링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방산과 에너지 전환 분야 투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충북 보은과 전남 순천에서 장약 스마트팩토리 증설과 발사체 제작센터 구축에 나선다. GS그룹은 경북 지역 육상풍력 단지를 확대하고 전남 여수에 LNG 허브터미널을 조성하는 한편 울진에서는 소형모듈원전(SMR)과 신재생 에너지를 연계한 투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창원 SK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장인화 포스코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허태수 GS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장에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인사하던 도중 이재용 회장에게 "해외 (일정을) 취소하고 오셨다면서요"라고 묻기도 했다. 이 회장은 "당연합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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