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시장이 정당한 절차에 따라 추진한 사업을 후임 시장이 뒤엎는 것은 행정권 남용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오면서, 구리시 역시 같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14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는 남원시 모노레일 사업 중단과 관련해, 대주단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남원시는 대주단에 408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전임 시장이 합법적으로 추진한 사업을 후임 시장이 정치적 이유 등으로 뒤집은 행위를 행정 연속성 파괴로 규정했다.
이 판결은 현재 ‘구리아이타워’와 ‘구리랜드마크’ 개발사업 중단 사태를 겪고 있는 구리시에도 적잖은 파장을 던지고 있다.
‘구리아이타워 건립사업’은 이미 교통영향평가에서 수정의결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구리시는 2023년 8월 사업자 측에 ‘유보’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교통영향평가 지침상 존재하지 않는 조치였다. 이로 인해 사업은 3년 넘게 중단된 상태다.
민간사업자 측은 “수백억 원대 손실을 보고 있다”며 구리시와 시장, 담당 공무원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다. ‘구리랜드마크 사업’ 역시 감정평가 금액을 임의로 변경하면서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행정 지연이 단순한 정책 판단을 넘어 시장 개인의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로 수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직 구리시 공무원 A씨는 “시장 지시로 담당 공무원들이 정당한 업무를 못 하게 방해받았다”며 백경현 시장을 고소했고, 지난 8월 26일 백 시장은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조사를 받았다.
법률 전문가는 “기속적 행위인 교통영향평가 결과 통보를 고의로 막은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며 형사처벌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럼에도 구리시는 최근 시정조정위원회를 통해 시장의 변호 비용을 시 예산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혀, 시민단체들로부터 “부당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남원시가 행정권 남용으로 408억 원 배상 판결을 받은 직후, 구리시에서도 유사한 구조의 사업 중단과 시장 비리 의혹이 불거지며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남원시 사례가 보여주듯, 전임 시장의 사업을 후임 시장이 근거 없이 중단하면 결국 시민 세금으로 배상해야 한다”며 “구리시 역시 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발 부지 인근 주민들은 “벌써 완공됐어야 할 건물이 시장의 불법행위로 막혀 있다”며 철저한 수사와 행정 책임 추궁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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