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5일 광복절,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국민임명식’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새롭게 선보인 전례 없는 정치 이벤트였다. 취임식과 달리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임명한다는 상징을 담아, “대통령은 국민이 세운 자리”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려는 의도였다. 광복절이라는 국가적 기념일에 맞춰 국민주권을 재확인하고, 분열을 넘어선 통합을 연출하겠다는 구상도 깔려 있었다.
하지만 그 기획 의도는 현실 앞에 무너졌다. 야권과 전직 대통령들이 불참했고, 시민사회 일부의 반발도 이어졌다. 결국 국민임명식은 국민 전체를 아우르기보다 특정 지지층만 결집한 ‘반쪽짜리 의례’로 남았다. 정치적 권위를 강화하기 위한 의례였으나, 오히려 국민적 의문과 냉소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정치 의례는 원래 세속적 권력에 성스러움을 부여해 공동체적 일체감을 만드는 장치다. 그러나 이번 국민임명식은 오히려 대통령 권위를 신성시하려는 연출로 비쳤고, 그 속내가 드러나자 시민들은 “지금 굳이 왜?”라는 회의적 질문을 던졌다. 그 결과는 지지율 급락과 여권 전반의 동반 추락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여론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리얼미터의 8월 2주차 조사에서 국정 지지도는 **51.1%**로, 2주 전 대비 12%포인트나 하락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도 역시 같은 기간 8.5%포인트 감소하며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반대로 국민의힘 지지도는 6.4%포인트 상승해 양당 격차는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이는 국민임명식이 의도했던 ‘권위 강화’와 ‘통합 연출’이 오히려 정당성 약화와 지지층 이탈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민주주의에서 지도자의 권위는 제도와 성과에서 나온다. 새로운 의례를 덧씌운다고 해서 권위가 강화되지는 않는다. 국민임명식은 통합을 상징하는 자리라기보다 분열을 확인하는 무대로 끝났다. 통치의 정당성을 의례에 기대려는 시도가 왜 위험한지, 이번 사례는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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