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동구(청장 임택)는 ‘민족시인’ 고(故) 문병란 선생의 자택을 리모델링해 ‘시인 문병란의 집’으로 조성하고 시범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지산동 장원봉 아래 자리 잡고 있는 문병란 선생의 자택(지산동267-11번지)은 선생이 1980년부터 2015년 별세하기 전까지 거주하던 곳이다.
이곳은 문병란 선생이 다수의 작품을 집필했던 곳이자 김남주, 황석영, 김준태 등 당대의 수많은 문인들과 광주민중항쟁의 마지막 수배자였던 윤한봉 등 민주화 인사들이 찾아와 선생과 교류했던 장소이다.
‘화염병 대신 시(詩)를 던진 한국의 저항시인’으로 ‘뉴욕타임즈’(1987)에 소개되기도 했던 문병란 선생은 수많은 저항시를 남겼고, 한평생 민족문학운동과 5·18민주화운동에 헌신했다.
이러한 문병란 선생의 작품과 생애를 기리기 위해 동구는 지난해 선생의 자택을 매입, 내부 리모델링을 거쳐 ‘시인 문병란의 집’을 조성했다.
‘시인 문병란의 집’은 약 45평 규모로 총 2개 층으로 구성돼 있으며 1층에는 선생의 연혁과 함께 문병란 선생이 발표했던 저서 및 시기별 대표작품이 전시돼 있으며, 생전에 문병란 선생 부부가 안방으로 썼던 공간은 옷장과 침대 등의 가구를 그대로 전시해 ‘시인의 방’으로 재현했다.
지산동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2층은 ‘동진헌(同塵軒)’이라 불리던 문병란 선생의 서재가 있던 곳이다. 2006년 선생이 쓴 ‘아홉 평 2층 나의 서실, 헌책과 먼지에 싸여…’로 시작하는 ‘册(책)’이라는 시에 이 서재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곳에는 저서와 함께 선생의 작품이 실린 문예지 등 선생이 보관하고 있던 도서, 의류, 가방, 오디오 테이프 등이 전시되어 있다. 서재 옆의 작은 방은 시인의 작품을 조용히 감상해볼 수 있는 영상실로 꾸몄다.
또한 문병란 시인의 작품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도 준비돼 있다. 2층 거실 한켠에서 문병란 선생의 작품을 필사해 보거나, 시에 수록된 90여 개의 문구가 새겨진 스탬프로 시를 창작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동구는 8월부터 한 달간 시범운영을 거쳐 9월 중에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시범운영 기간에는 화~일요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방문객을 맞이하고, 정식 개관 이후에는 운영시간을 확대·조정할 계획이다.
‘시인 문병란의 집’은 인근 300m 거리에 있는 화가 오지호 가옥과 함께 인문의 향기를 전할 지산동의 또 다른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인문도시정책과 인문도시기획계(☎062-608-2171~3)로 문의.
임택 동구청장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사랑한 민족시인이신 문병란 선생의 뜻을 기리고 보존해 주민과 함께 공유하고자 ‘시인 문병란의 집’을 조성했다”면서 “그분의 흔적과 작품 속에서 암울했던 시기 온몸으로 저항했던 시인의 시대정신, 깊은 울림을 느껴 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고 문병란 시인은 1934년 화순군 도곡면에서 출생, 조선대학교 재학 당시 시 ‘가로수’로 등단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전남고등학교 등에서 국어교사로 재직, 1988년부터 조선대 국문과 교수로 근무하다 2000년에 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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