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db. 갈무리
[뉴스21 통신=추현욱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고 있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료 징수소’를 설치하고 선박들로부터 통행료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수문장’을 자처하며 해협의 통제권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AP통신과 가디언 등은 26일(현지시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행하고자 하는 선박들로부터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심사를 받게 하고, 중국 위안화로 요금을 징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최소 두 척의 선박이 통행료를 지불했으며, 그중 초대형 원유 운반선은 200만달러(약 30억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에너지 분야 전문 매체 로이드리스트 인텔리전스는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에 사실상 ‘통행료 징수소’ 체제를 구축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하려면 혁명수비대가 승인한 중개자에게 화물·선주·목적지·승무원 명단 등 선박과 관련한 정보를 제출해야 한다. 선박은 혁명수비대의 ‘지정학적 심사’를 받게 되며, 승인이 떨어지면 혁명수비대 함정의 호위를 받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게 된다. ‘통행료 징수’ 우선 대상은 원유 운반선이다.
로이드리스트는 “모든 선박이 직접 통행료를 내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 2척이 비용을 지불했으며, 중국 통화인 위안화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란은 지난 24일 ‘비적대적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이스라엘 소속 선박은 통과할 수 없으며, 이란에 대한 적대행위에 가담·지원한 선박도 제외된다.
이란은 선박 선별을 위해 해협 중앙을 통과하는 일반 상업 항로 대신 이란 영해 내에 위치한 ‘안전 회랑’으로 선박들을 우회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안전 회랑’은 이란 해안선에 가까운 북쪽 항로로, 이곳에서 혁명수비대와 이란 당국이 선박을 검증하고 통행을 승인하게 된다.
이란은 ‘호르무즈 통행료 징수’를 법제화하기 위해 시도하고 있다. 이란 매체는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법안을 공식화하기 위한 검토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쟁 비용 보전’과 ‘안보 유지 비용’을 명목으로 삼은 이 법안이 실제로 통과할 경우 이란 정부가 받으려는 선박당 1회 통행료는 약 200만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걸프 국가들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와 통행료 징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 ADNOC 수장인 술탄 알자베르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경제 테러’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무기화하는 것은 저렴한 에너지와 식량에 의존하는 모든 소비자, 모든 가정을 겨냥한 경제 테러”라고 비판했다.
이란의 통행료 징수가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엔 해양법협약 제19조는 평화적이고 법을 준수하는 선박에 대해 ‘무해통항’(innocentpassage)을 허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셈 알부다이위 걸프협력회의(GCC) 사무총장은 이란의 통행료 징수가 “공격 행위이자 해양법 협약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란의 해협 통과 승인이 선박의 안전을 100%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가들은 경고한다. 혁명수비대가 단일 조직으로 운영되지 않기 때문에 승인이 나도 다른 파벌이 나타나 선박 통과를 지연시키거나 나포를 시도할 수도 있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통행량이 90% 감소하면서 세계 유가가 급등했다.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는 최소 18척의 선박이 공격을 받았으며, 최소 7명의 선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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