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도그마에 빠진 리더십 은 필패한다
  • 김만석
  • 등록 2021-04-15 13:01:13

기사수정

도그마에 빠진 리더십 은 필패한다


미국 프로야구팀 보스턴 레드삭스는 이번 LA 다저스와의 월드 시리즈에서 단 한 번만 졌다. 그 유일한 패배 직후 레드삭스 라커룸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패전 투수 네이선 이발디가 들어서자 레드삭스의 모든 선수가 기립해 박수를 보낸 것이다. 메이저리그닷컴은 그 모습을 이렇게 전했다. "이 클럽(레드삭스)을 영광으로 이끈 (선수들 간의) 동지애, 친밀함, 신뢰를 잘 보여주었다." 알렉스 코라 레드삭스 감독은 3차전 패배 후 언론 인터뷰에서 "월드 시리즈 역사상 가장 영웅적인 노력이었다"고 이발디를 치켜세웠다.


월드 시리즈의 향방은 4차전에서 이미 결정됐다. 4대 0으로 앞서던 게임을 다저스는 망쳐놓았다. 가장 큰 실책은 잘 던지던 리치 힐을 7회 1사 후 교체한 것이다. 그것도 4사구 후에 후속 타자를 멋지게 스트라이크 아웃시킨 직후였다. 모두가 의아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트위터에 "커다란 실수"라고 적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해명을 언론은 '좌우 놀이' 게임이라며 비아냥거렸다. 좌타자들이 나오면 좌완투수를 쓰고 우타자들이 나오면 우완투수를 기계적으로 내보내는 것을 말한다.


한 팀은 감독을 중심으로 동지애로 똘똘 뭉쳐 축배를 든 반면 한 팀은 감독의 고집, 도그마로 2년 연속 월드 시리즈에서 패퇴해야 했다. 레드삭스의 구단주 존 헨리는 월드 시리즈 제패 후 방송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레드삭스 팀에는) 우리는 하나라는 일체감,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충만했다."


왜 남의 나라 야구 경기를 이렇게 상세히 설명하는가. 리더십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레드삭스의 코라 감독은 이미 감독으로서의 자질을 충분히 보였다. 지난해에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벤치 코치로 팀이 월드 시리즈에서 다저스를 꺾고 창단 후 첫 우승을 하는 데 일조했으며, 그 전년에는 푸에르토리코의 카구아스 감독으로 중미 리그인 카리비안 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미 우승 방정식(Winning Formula)을 알고 있는 감독이었다. 그 방식은 바로 팀을 한마음으로 동화시키는 리더십이었다. 구단주가 말한 '하나라는 일체감(Unity)'이다. 무엇을 위한 일체감인가. 바로 공유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일체감(Senseof Purpose)이다.


많은 경영학자가 말하는 그대로다. 피터 드러커는 기업의 목적을 '기업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Theory of the firm)'이라고 정의했다. 이를 공유하지 않는 조직은 결코 뛰어난 성과를 창출할 수 없다고 했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나라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Theory of the Nation)를 국가의 리더십과 국민들이 공유하지 않는 국가는 결코 흥할 수 없다.


과연 우리는 어떤가. 과거와의 싸움은 끝이 없고, 미래를 위한 전진은 없다. 왜? 대한민국의 정체성 자체에 관한 근원적인 질문에 대해 국가 리더십 스스로가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분열이고 증오이고, 도그마다. 국민들 사이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일체감은 사라지고 있다.


국가 리더십이 보는 대한민국 국민은 두 부류로 구분된다. 적폐 집단과 촛불 집단이다. 도그마도 이런 도그마가 없다. 그 사이 적폐도 아니고 촛불도 아닌 국민들의 정신건강과 삶은 피폐해지고 있다. 도그마는 반드시 깨지게 돼 있다. 집단 전체를 결코 하나로 뭉칠 수 없기 때문이다. 월드시리즈에서 좌좌우우 도그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리더십과 화합의 리더십이 나타낸 결과의 차이가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필자 만의 생각일까?


<강영철 한양대 특임교수>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국도5호선 강제동 도로포장 보수공사 ‘부실 논란’…특허공법·재활용 아스콘 사용 여부도 도마 위 충북 제천시 명지동 245-5번지, 662-5번지 일원 지방도 합류로 와 국도 5호선 강제동 구간에서 최근 진행된 도로포장 공사가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였다.포장 직후임에도 도로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요철이 심해 “새 도로라고 보기 어렵다”는 민원이 잇따르면서, 공정관리 및 특허공법 적용 과정에 대한 전면 점검이 필요하다...
  2. [1보] 이재명 대통령, 남아공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 첫 회담 [1보] 이재명 대통령, 남아공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 첫 회담
  3. [속보] 메르츠 獨총리, "한반도·北 상황에 관심…한국의 대중국 인식 궁금" 메르츠 獨총리 "한반도·北 상황에 관심…한국의 대중국 인식 궁금"
  4. “도심 속 힐링 명소 태화강국가정원, 겨울 문턱에 감성 더하다” [뉴스21 통신=최세영 ]초겨울 햇살 속에서 울산 태화강국가정원이 황금빛 억새와 고즈넉한 수변 풍경을 드러내며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십리대숲을 따라 흐르는 강바람, 부드러운 정원길, 그리고 무장애 탐방로까지 갖춘 국가정원은 계절마다 새로운 풍경을 선사하며 울산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고 있다.태화강국가정원은 2020년...
  5. 파주시, 내년 설 명절 전후 1인당 10만원 ‘기본생활안정지원금’ 지급...예산안, 시의회 통과하는 대로 [뉴스21 통신=추현욱 ]파주시가 소비 증진과 민생 안정을 위해 내년 초 시민들에게 1인당 10만원의 ‘기본생활안정지원금’을 지급한다.25일 국내 유력 매체에 따르면 최근 파주시는 파주시의회에 예산안을 제출했다. 여기에 기본생활안정지원금과 관련된 내용이 담겼다. 총 사업비는 531억원 규모다. 지원금은 지역 화폐인 파주페이로 .
  6. “존엄하게, 동등하게”…울산 자원봉사 현장에 인권의 기준 세우다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손덕화울산광역시와 울산광역시자원봉사센터(이사장 김종길)는 11월 21일 오후 울산광역시청 시민홀에서 지역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존엄하게 동등하게-인권으로 물드는 자원봉사 현장’을 주제로, 인권교육센터 ‘들’의 전문강사들이 참여해 자원봉.
  7. 고성군 반암항 '어촌뉴딜' 실상은 '유령 계원'놀이터? (강원 고성 =서민철 기자) 총사업비 100억 원 이상이 투입된 강원도 고성군 '반암항 어촌뉴딜 300' 사업이 어촌계의 불투명한 운영과 행정 당국의 관리 감독 부실로 인해 좌초 위기에 처했다. 특히 어촌계 운영을 좌지우지하는 계원 중 상당수가 실제 거주하지 않는 '위장 전입자'라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고성군과 거진읍은 형식...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