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현욱 kkabi95@naver.com
어도어 측은 내부 분쟁과 별개로 뉴진스 콘텐트를 도맡아 하는 등 이들의 컴백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뉴진스 관련 기획은 어도어가 해왔기에, 모회사인 하이브도 어도어를 믿고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간 뉴진스 멤버들은 민 대표와 강력한 유대감을 유지해왔다. 멤버들이 민 대표를 평소 '엄마'처럼 따랐고, 민 대표 역시 자신과 뉴진스를 동일시하는 발언을 하는 등 강한 애착을 보여왔다. 이번 사건으로 멤버들이 심리적 위축을 겪는 것 아니냐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민 대표가 뉴진스 멤버들의 부모와 접촉한 것도 어도어에 대한 하이브의 감사를 촉발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멤버들이 이번 사태에서 민 대표와 함께 행동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자칫 지난해 있었던 그룹 피프티피프티 템퍼링(사전 접촉 행위)과 같은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멤버들이 어도어와의 전속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독립된 곳에서 시작하는 방안도 있지만, 전속계약효력정지 소송의 당위성 등 걸림돌은 여전히 존재한다. 피프티피프티 전 멤버들처럼 '배신돌'이란 낙인이 찍히는 건, 뉴진스 멤버들로선 피해야 할 최악의 시나리오다.
하이브 입장에서도 어도어에 하나 밖에 없는 그룹이 빠져나가는 건 어도어의 전재산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에 뉴진스를 쉽게 놓아줄 수 없다. 뉴진스는 지난해 1100억원의 매출을 끌어올린, 하이브의 주요 자산이다.
팬들 사이에선 뉴진스의 이미지 훼손 및 향후 거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뉴진스 일부 팬들은 지난 24일 하이브 용산 사옥 앞에서 트럭 시위를 열고 “민희진은 더는 뉴진스와 가족을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등 민 대표의 폭로성 발언에 반발하기도 했다.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는“하이브, 민희진 대표 모두 브레이크 없이, 타협보다는 쏟아내는 데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려의 목소리가 양측에 전달돼야 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뉴진스는 K팝 산업에서 중요한 아티스트인데다, 멤버들이 스무살도 안 된 상황인 만큼 기획자나 관리자로서 이들을 보호하려는 입장을 취하는 쪽이 오히려 여론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