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던 중 시력을 잃은 환자가 병원 측을 상대로 배상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제주지방법원 제2민사부(서현석 부장판사)는 A씨가 제주대학교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1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기각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2009년 11월30일 낮 12시42분 제주대병원에서 동맥류 파열로 인한 뇌지주막하 출혈 판단을 받고 이날 오후 2시16분 코일색전술 1차 수술을 받았다.
뇌지주막하 출혈은 뇌혈관 출혈이 뇌척수액을 따라 퍼지는 것으로 뇌동맥류의 80%를 차지한다. 코일색전술은 대퇴동맥에 관을 넣어 금속코일 등을 동맥류 속에 채워 넣는 수술법이다.
병원측은 2009년 12월5일 A씨의 동공이 커지고 반응이 느려지는 등 뇌압 상승에 따른 신경학적 악화증상을 보이자 뇌척수액 배액술을 시행했다.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병원측은 2009년 12월6일 개두혈종제거술을 이용한 2차 수술을 진행했다. 2010년 1월19일에는 단락술을 진행하고 감염으로 인한 재수술도 수차례 했다.
A씨는 장기간 혼수상태를 지속하다 의식을 회복했지만 2011년 3월11일 ‘시각로부챗살 부위 뇌경색으로 인한 양안실명’ 진단을 받았다.
환자의 가족들은 병원측이 수술과 치료과정에서 주의 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며 A씨에게 10억3000만원, 나머지 가족 3명에게 4000만원 등 1억7000만원의 배상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코일색전술로 치료를 받은 사람들 중 실명한 사례가 없다는 연구보고서 등을 토대로 의료과실 가능성을 낮게 봤다. 수술 과정에서 조직이나 신경 손상의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내원 당시 환자는 뇌지주막하 출혈 의심에 발작증세까지 보였다. 급박한 상황에서 수술이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환자의 자기결정권 침해가 문제될 여지는 없다”고 밝혔다.
의료진의 설명 의무에 대해서도 “의료진은 1차 수술 당시 환자를 대신해 자녀에게 시술법과 후유증을 설명하고 동의서 서명을 받은 점에 비춰 의무를 다 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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