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신고기 원자력발전소 5ㆍ6호기 건설 중단이 공론화위원회의 재개 권고로 무산됐지만, ‘탈(脫) 원전ㆍ석탄’ 중심의 에너지전환 정책은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24일 에너지전환 로드맵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심의, 채택한다. 에너지전환 로드맵에는 신규 원전 계획 백지화와 노후 원전 수명 연장 금지, 중장기 한국수력원자력 사업구조 개편안 등이 담길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와는 별도로 신규 원전 6기 건설은 백지화하고 2030년까지 설계수명이 도래하는 노후 원전 10기는 수명연장을 금지할 계획이다.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이미 공사를 시작한 5기는 당초 계획대로 진행하되, 국내 최고 수준의 배출기준을 적용하고 환경설비를 보강하기로 했다.
아직 인허가를 받지 못한 4기는 액화천연가스(LNG)로 전환하는 방안을 발전회사와 협의할 방침이다. 그러나 ‘탈원전ㆍ탈석탄‘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월성1호기, 文정 부 임기내 폐쇄 되나
국내 두 번째 원자력발전소인 월성 1호기가 고리 1호기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폐쇄될 전망이다. 1982년 11월 21일 가동에 들어간 월성 1호기는 1983년 4월 22일 준공과 함께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2012년 11월 20일 운영허가가 끝났으나 10년 연장운전 승인을 받아 2015년 6월 23일 발전을 재개했다.
정부는 그간 월성 1호기와 관련해 계속운전 승인 만료일인 2022년 11월 20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조기에 폐쇄할 가능성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 이에 원자력업계에서는 문 대통령이 임기가 끝나는 2022년 5월 이전에 월성 1호기를 폐쇄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정부는 현재 준비 중인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년)에 구체적인 월성 1호기 폐쇄 시기를 포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부는 신규 원전 6기의 건설 중단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그러나 신규 원전에도 이미 수천억원의 비용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이 신한울 3·4호기와 천지 1·2호기에 지금까지 지출한 금액은 약 34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신규 원전 6기의 백지화가 공식화되면 이미 투입된 비용에 대한 처리문제가 골칫거리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탈석탄도 속도조절 불가피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재개로 위축된 탈원전의 정책이 ‘탈석탄 시나리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현재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의 탈석탄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이미 공사를 시작한 5기는 당초 계획대로 진행하되, 국내 최고 수준의 배출기준을 적용하고 환경설비를 보강하기로 했다. 탈석탄 정책 가운데 주목받는 내용은 아직 인허가를 받지 못한 4기를 액화천연가스(LNG)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SK가스 등이 추진하는 당진에코파워 1·2기와 포스코에너지가 추진하는 삼척화력 1·2기가 대상이다.
당진에코파워와 삼척화력은 각각 2012년 12월과 2013년 7월 발전사업 허가를 취득하는 등 수년 전부터 사업을 추진해왔다. 삼척화력은 애초 지난해 7월까지가 공사계획 인허가 기간이었지만 행정업무와 인허가 절차 등에 시간이 걸리면서 작년 연말까지 연장됐다. 당진에코파워는 지금까지 약 4000억 원, 삼척화력이 약 5600억 원을 투자했다. 민간 발전회사들은 몇 년 전부터 추진해온 사업계획을 바꾸는 데 큰 비용과 상당한 시간이 들뿐만 아니라 석탄발전소와 LNG발전소는 입지 조건부터 다르다고 지적한다.
또 지역 주민의 반발도 거세다. 삼척상공회의소·삼척시사회단체협의회는 삼척 석탄발전소를 원안대로 지어달라며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었다.
지금까지 빠르게 진행되던 탈원전이 정책 보완과 함께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탈석탄 정책의 경우도 어느 정도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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