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네이버 db
[뉴스21 통신=추현욱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이란 발전소 폭파 최후통첩 시한을 불과 12시간 정도 남겨두고 군사 공격 ‘5일 유예’를 전격 선언한 배경에는 원유 시장 불안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통제 불가능한 유가 상승에 또다시 ‘타코(TACO·TrumpAlwaysChickensOut·트럼프는 항상 꽁무니를 뺀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지난 21일 이란에 48시간 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며 최후통첩을 보내고 중동에 해병대 등 미군을 증파했다. 하지만 이란은 오히려 이스라엘 핵 시설 인근 지역을 공격하는 등 물러설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이란은 자국의 발전소가 공격받을 경우, 걸프 지역의 미국 이스라엘 에너지와 인프라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응수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걸프 지역의 에너지 시설까지 공격받을 경우 국제 에너지 시장엔 ‘대재앙’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이란 전쟁의 전 세계적 여파로 지난달 말 이후 석유와 가스 가격이 50% 이상 급등했다. 이번 에너지 위기가 1973년과 1979년의 ‘오일쇼크’를 합친 것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실제 트럼프가 이란 발전소 공격 시한으로 정한 23일 오후가 임박해지자 국제 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11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트럼프의 군사 작전 유예 발표 이후 99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란 매체도 에너지 문제가 트럼프의 ‘아킬레스건’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은 이날 이란 외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 이란과 미국 사이에 어떤 대화도 없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또 다른 연막작전일 수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이 곧 끝날 수 있다는 암시를 가끔 던진 것은 부분적으로는 불안한 시장과 치솟는 가격을 진정시키려는 시도였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전격적인 군사작전 유예 선언으로 4주 차를 맞는 이란 전쟁이 종전과 확전의 갈림길에 섰다. 미국과 이란이 5일간의 협상에서 성과를 낸다면 종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애초 이란 작전의 기간을 “4~5주 정도”라고 거론한 바 있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미국 내 여론도 악화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의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외교 정책 성향을 고려하면 이란과의 협상이 불발될 경우 미국의 공세가 더 강화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트럼프가 휴전이 아닌 ‘5일간의 군사 작전 유예’를 통해 유가 시장을 안정시키고 ‘시간벌기’를 한 뒤 다시 공세로 전환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 미국과의 협상을 부인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이어갈 경우 상황은 더 악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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