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청 전경
더불어민주당 군산시장 경선이 정책 경쟁보다 ‘심사 결과를 둘러싼 해석 충돌’로 흔들리고 있다. 후보들은 “감점 대상이 아니다”거나 “답변하기 어렵다”는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고, 전북도당은 “후보별 평가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맞서면서다.
취재 결과, 이번 논란의 핵심은 특정 후보의 감점 여부를 넘어 유권자가 검증 가능한 공적 정보가 어디까지인가라는 구조적 문제로 좁혀진다.
실제 확보한 후보별 통화 녹취록을 보면 강임준 예비후보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것처럼 유권자의 알권리 차원에서 통보사실을 공유했다”고 밝혔으며, 최관규 예비후보는 “저는 아무것도 없어요”, “저는 그냥 깔끔한 상태입니다”라고 말했다.
김재준 예비후보도 “저는 아닌데요”, “해당 사항이 전혀 없고”라고 밝혔고, 나종대 예비후보는 “내가 감점 같으면 하겠어요?”, “도움 주시는 분들에게 회의할 때 감점 먹지 않았으니까 믿고 선거해라, 그렇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진희완 예비후보 역시 “일체 그런 거 없는데요”라고 답했다. 서동석 예비후보 또한 “감점 받은게 없으면 없는거죠?”, “발전 가능성이 높은 도시에 시 운영자를 뽑는건데 이런 부분들은 당연히 알아야 되는 부분”이라며 유권자는 후보자에 대해서 모든 걸 알고 투표해야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박정희 예비후보는 감점 여부를 묻는 질문에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고, 김영일 예비후보는 “나를 자꾸 음해한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심사중에 있고 여론조작을 하고 있는거니깐 강력하게 법적 조치를 할 예정”, “그런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은 무조건 고발 조치부터 시킬 것”이라며 질문 자체에 반발했다. 두 후보 모두 감점 여부를 명확히 확인하는 방식으로 답하지는 않았다.
논란에 불을 붙인 것은 강임준 예비후보 측의 sns 공개였다. 강 후보는 “경선 감산 없음, 공천심사 감산 없음”이라는 통보 내용을 공개하며 다른 후보들에게도 같은 방식의 공개를 제안했다. 최관규 예비후보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깨끗한 평가통보’를 올렸다고 통화에서 밝혔다. 김재준 예비후보 또한 본지와의 통화후 페이스북을 통해 유권자의 알권리 차원에서 당으로부터 통보받은 사항을 공개한다며 관련정보를 공개했으며, 나종대 시의원 역시 sns에 통보사실을 알렸다.
문제는 전북도당의 설명이 후보들의 공개 행보와 정확히 맞물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북도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외적으로 공개한 적이 없다”, “구체적인 평가 사유가 공개되면 후보자의 인격이나 명예를 보호할 수 있는 원칙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동시에 “감점 부분은 저희가 통보를 받은 적이 없어요”, “전북도당에서는 하위 후보에 대한 통보는 받은 게 없고 후보의 적합 유무만 받는다”고도 설명했다.
군산시장 예비후보 sns 발췌(위에서 시계방향으로 (현)군산시장 강임준, 최관규, 김재준, (현)시의원 나종대
이 대목에서 군산 시민이 느끼는 혼선은 작지 않다. 도당은 공개할 수 없다고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공식적으로 감점 통보를 받지 않았다고 말한다. 후보들 가운데 일부는 ‘감점 없음’을 공개하고, 일부는 답변을 거부한다. 결국 유권자는 정당의 공식 설명, 후보 개인의 주장, SNS 공개 자료, 언론의 교차 검증 사이에서 스스로 퍼즐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더 주목할 대목은 이 논란이 군산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전주시장 경선에서도 우범기 전주시장이 민주당 선출직 평가 하위 20% 통보 사실을 처음에는 부인했다가 뒤늦게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착오’인지 ‘시민 기만’인지를 둘러싼 논란이 크게 불붙었다.
연합뉴스는 이 사안을 두고 전주시장 경선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고 전했고, 지역 언론들도 이를 ‘거짓말 논란’과 ‘정치적 신뢰도’ 문제로 확장해 다뤘다. 이 사례는 군산시장 경선 논란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경선 평가 문제는 더 이상 당 내부의 조용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후보의 신뢰성과 유권자의 판단 문제로 직결되는 정치 이슈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군산에서도 이미 유사한 문제의식은 다른 영역에서 표출됐다. 전북일보는 최근 군산시의원 평가 논란을 다루며, 하위 20% 선정의 공정성과 평가 기준·배점 비공개 문제를 지적했다. 기사에 따르면 군산 지역에서는 지방의원 평가를 둘러싸고도 “구체적인 정량·정성 평가 비율과 항목별 배점, 감점·가점 요소 등 세부 기준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불만이 나왔다.
이는 군산시장 경선 논란과 결이 같다. 즉 사람만 바뀌었을 뿐, 구조적 불만은 동일하다. 유권자와 당원들이 문제 삼는 것은 특정 후보에 대한 호불호가 아니라, 당이 공천의 정당성과 설명 책임을 얼마나 감당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이번 사안은 선거법상으로도 매우 민감하다. 공직선거법은 후보자에게 불리한 허위 사실을 공표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사실을 적시하더라도 인격적 비하 목적이 강하면 후보자비방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본다.
대법원 역시 공적 인물에 대한 검증은 폭넓게 허용될 수 있지만, 표현 방식이 인격 공격으로 흐르면 법적 책임이 따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언론이 할 일은 누가 감점을 받았다고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후보별 발언과 도당 설명의 차이를 정확히 기록하고 검증 구조의 빈틈을 드러내는 것이다.
결국 이번 군산시장 경선의 진짜 쟁점은 정책이 아니라 설명력의 경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도당은 보호를 말하고 후보는 해명을 말하며 유권자는 확인을 요구한다. 문제는 이 셋이 만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가 판단해야 할 기준은 단순하다. “누가 더 많은 말을 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분명하게 설명했는가”이다. 지금 군산 정치가 시험대에 오른 건 숫자가 아니라 신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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