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청 전경 -전북특별자치도 제공
2026년 6월 3일 치러질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 정치권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부터 격한 공방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경선 구도 속에서 촉발된 ‘계엄 대응’ 논란이 정치권을 넘어 공직사회까지 확산되면서 지역 정치판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선거가 수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정치권의 갈등이 정책 경쟁보다 먼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도민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논쟁의 발단은 더불어민주당 도지사 경선 주자인 이원택 국회의원의 기자회견이었다. 이 의원은 지난해 계엄 상황 당시 전북도의 대응 문건을 근거로 도청 대응 과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도정 책임자인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의 입장을 요구했다. 특히 문건에 포함된 군 협조 체계 유지, 준예산 편성 준비, 도청 출입 통제 등의 내용을 언급하며 당시 대응 과정의 적절성을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김관영 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즉각 반박했다. 김 지사는 “전북은 계엄에 단호히 반대하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며 “도청이 폐쇄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행정 매뉴얼에 따른 안전 조치를 정치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며 “도민의 삶과 전북의 미래를 논해야 할 시기에 근거 없는 정치 공세로 도정을 흔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정치권의 공방이 격해지면서 논쟁은 곧바로 지역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전북공무원노조 성명서특히 이번 논쟁은 공직사회까지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전북특별자치도공무원노동조합은 5일 ‘누가 우리를 부역자라 부르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내란 동조 의혹은 터무니없는 왜곡이며 전북 공직자 2만여 명의 명예와 사기를 훼손하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청사 출입 통제 논란에 대해 “도청과 14개 시·군의 야간 청사 폐쇄는 수십 년 동안 이어온 보안 관리 절차일 뿐 특정 상황과 무관하다”며 이를 정치적 의혹으로 연결하는 것은 행정 원칙을 무시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어 “공무원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는 공세를 중단해야 한다”고 정치권에 촉구했다.
이처럼 정치권과 공직사회까지 충돌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전북 정치권에서는 선거 조기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도민들 사이에서는 정치 공방보다 정책 경쟁이 우선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전북이 직면한 주요 과제만 해도 적지 않다. 새만금 개발과 인구 감소 대응, 청년 일자리 창출, 산업 구조 전환 등 지역의 미래와 직결된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판에서는 정책 논쟁보다 정치 공방이 먼저 등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시민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전주시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모(47) 씨는 “누가 누구를 공격했다는 이야기보다 전북 경제를 어떻게 살릴지 듣고 싶다”고 말했다. 군산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모(39) 씨 역시 “새만금이나 일자리 같은 중요한 문제는 잘 보이지 않는다”며 “정치 싸움보다 정책 이야기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익산의 대학생 이모(23) 씨도 “청년들이 전북을 떠나는 이유를 해결할 정책이 필요하다”며 “미래를 이야기하는 선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북 선거, 정책 경쟁으로 돌아와야”
2026년 6월 치러질 전북 지방선거는 단순한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전북의 미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전북은 지금 산업 구조 전환과 인구 감소 대응, 청년 일자리 창출, 새만금 개발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정치권이 네거티브 경쟁에 몰두할수록 결국 피해는 도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도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누가 더 강하게 상대를 공격했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현실적인 전북의 미래를 제시하느냐다. 2026년 전북 선거가 정책 경쟁의 장이 될지, 정치 공방의 반복이 될지는 이제 정치권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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