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뉴스영상캡쳐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봉쇄 조치 여파로 쿠바 주민들의 일상이 사실상 마비됐다.
정전이 일상화됐고 대중교통 운행에 차질이 빚어졌으며 의료 서비스도 제한되고 있다. 쿠바의 오랜 우방인 러시아는 이번 에너지 위기의 책임을 미국의 ‘고사 작전’에 돌렸다.
10일(현지시간) CNN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쿠바 항공 당국은 이날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쿠바 내 항공기 급유가 불가능하다고 각국 항공사에 통보했다.
이는 미국의 석유 봉쇄 조치에 따른 직접적인 여파다.
이에 에어캐나다는 쿠바행 항공편 운항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으며, 에어프랑스 등 일부 항공사는 운항을 유지하되 다른 국가에서 연료를 보충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쿠바 경제의 핵심 축인 관광 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십 년간 지속된 미국의 제재로 경제난을 겪어온 쿠바는 그동안 좌파 동맹국인 베네수엘라의 석유에 크게 의존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초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압박하며 정국이 불안정해지자 원유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위기가 본격화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쿠바의 석유 비축량이 현재 수요와 국내 생산량을 감안할 때 “15~20일 정도만 버틸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쿠바 정부는 에너지 절감을 위해 비상 조치를 잇달아 발표했다.
연료 판매를 제한하고 국영 기업에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했으며, 객실 점유율이 낮은 일부 호텔은 폐쇄한 뒤 투숙객을 다른 호텔로 분산 배치했다.
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 운행도 감축됐고, 학교는 단축 수업에 들어갔다.
응급 환자를 제외한 수술과 입원도 제한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CNN은 “연료 공급 부족으로 쿠바 전역에서 잦은 정전이 발생하고 있으며, 주유소 앞에는 긴 대기 줄이 늘어서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미국은 공산 정권 쿠바를 겨냥해 석유 공급 차단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가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쿠바와 석유 거래를 하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쿠바 정부는 미국과의 대화에는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정권 교체 논의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미국이 채택한 질식 전술이 쿠바 국민에게 심각한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쿠바와 협력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지원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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