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법원, "12·3 비상계엄, 내란" 첫 판단... 한덕수 징역 23년 선고
  • 추현욱
  • 등록 2026-01-21 18:00:22

기사수정
  • 윤 전 대통령도 최대 형량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

서울지방법원 전경(사진=네이버 db)


[뉴스21 통신=추현욱 ]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징역 23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하고 한 전 총리가 이에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12·3 비상계엄이 내란으로 판단된 만큼, 다음달 예고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선고에도 막대한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21일 내란 우두머리 방조와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또 한 전 총리에게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판단, 법정구속했다. 

한 전 총리를 재판에 넘긴 내란·외환 특별검사팀(조은석 특검)은 징역 15년을 구형했는데, 구형량보다 훨씬 높은 형량을 선고한 것이다.

우선 재판부는 내란 우두머리 방조 대신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적용, 유죄로 판단했다. 내란 관련 혐의에는 우두머리·지휘자·종사자로 처벌할 수 있을 뿐, 방조죄를 적용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특검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적용 대신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적용해 공소장이 변경된 바 있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을 위헌·위법적인 내란과 친위 쿠데타라고 판단했다. 이전까지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피고인들의 '비상계엄은 메시지용일 뿐, 내란과 연결지을 수 없다'는 주장이 깨진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포고령 발령은 의회 민주주의와 언론·출판의 자유를 무너뜨리는 국헌 문란과 동시에 군·경을 투입해 한 지역의 평온을 해하는 '폭동' 행위로 판단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위로부터의 내란'이라고 규정했다. 

재판부는 "12·3 내란은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인 윤 전 대통령과 그 추종 세력에 의한 것"이라며 "성격상 위로부터의 내란에 해당하는데, 이런 형태는 이른바 친위 쿠데타"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 심의라는 절차적 요건의 외형를 갖추게 했다고 봤다. 만약 비상계엄 선포를 만류하기 위한 국무회의 심의였다면, 세종시 등에 있는 국무위원 참석을 위해 영상회의 방식으로라도 개의했어야 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일부 국무위원을 소집하면서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를 알게 되면 오지 않을 것을 우려, '비상계엄 선포' 목적을 알리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의 주요 기관 봉쇄 및 언론사 단전·단수 이행 협의도 유죄로 판단됐다. 헌법에 의해 절대적으로 금지되는 언론·출판의 자유를 행정권으로 금지하려는 것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의 이러한 지시에 한 전 총리가 제재하거나 만류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 전 장관에게 지시 이행을 독려한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일련의 행위들이 한 전 총리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동조한 것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또 재판부는 사후 계엄선포문 작성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로 봤다. 사후 계엄선포문 작성과 부서가 사후에 이뤄진 것이 논란이 될 것을 알고 있었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헌법재판소에서 위증한 혐의도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재판 과정에서 허위로 진술을 번복하고, CC(폐쇄회로)TV 같은 객관적 증거에도 불구,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등 진실을 은폐하고 책임을 벗어나고자 할 뿐"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12·3 내란은 위로부터의 내란에 해당하는 점에서 위험성 정도가 '아래로부터의 내란'과 비교될 수 없다"며 "피고인은 국무총리로서 12·3 내란의 진실을 밝히고 합당한 책임을 지기는커녕, 사후 자신의 안위를 위해 비상계엄 관련 문구를 은닉하고 적법한 절차로 보이기 위해 허위 공문서를 작성했다가 폐기했으며 헌법재판소에서 위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실을 은폐하고 책임에서 벗어나고자 한 행위들로 인해 우리 사회의 정치적 분열과 갈등이 더욱 심화됐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상처와 갈등이 쉽사리 봉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내란 행위를 사전 차단할 필요가 있고, 내란 행위에 가담한 사람들을 무겁게 처벌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중형 이유를 설명했다.

'내란' 혐의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 나오면서, 이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1심 선고에 관심이 쏠린다. 그간 윤 전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이 내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는데, 한 전 총리 선고에서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전 총리의 형량이 구형량보다 높게 나오고 12·3 비상계엄이 내란으로 인정됐기 때문에, 윤 전 대통령도 최대 형량인 사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정부 2인자에서 최초로 법정구속된 전직 총리이자 내란 공범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김한종 장성군수, ‘이재명 구속’ 동조 의혹... 민주당 중앙당 제명 청원 파문 [전남 장성=서민철 기자]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80여 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심장부인 전남 장성군에서 현직 군수를 향한 ‘정체성 심판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김한종 현 장성군수가 당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행보를 보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지역 권리당원들이 중앙당 윤리심판원에 직접 ‘제명’을 요구하는 청원...
  2. "내년엔 파주 운정~강남 30분 시대". . . 국토부, GTX-A 삼성역 조기 정차 [뉴스21 통신=추현욱 ]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의 삼성역 정차 시점이 1년 이상 앞당겨질 전망이다. 당초 2028년 10월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준공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국토부와 서울시가 임시 환승통로를 먼저 개통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이르면 내년 6월 말부터 사실상 전 구간 이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GTX-A는 ...
  3. “감점 없다”는 후보들, “공개 못 한다”는 도당…군산시장 경선, 유권자는 무엇을 믿어야 하나 더불어민주당 군산시장 경선이 정책 경쟁보다 ‘심사 결과를 둘러싼 해석 충돌’로 흔들리고 있다. 후보들은 “감점 대상이 아니다”거나 “답변하기 어렵다”는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고, 전북도당은 “후보별 평가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맞서면서다.  취재 결과, 이번 논란의 핵심은 특정 후보의 감점 여부를...
  4. “울산 프로야구 시대 개막”… 울산웨일즈, 롯데 자이언츠와 역사적 첫 경기 [뉴스21 통신=최세영 ]울산시는 3월 20일 오후 6시 30분 문수야구장에서 2026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공식 개막전인 울산웨일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를 개최하며, 시민과 함께하는 대형 스포츠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개막식은 경기 시작에 앞서 약 30분간 진행됐으며, 울산시립합창단 식전 공연과 선수단 및 내빈 소개, 개막 선언, 시구·시...
  5. 울산에너지고, 자동화 설비 산업기사 전원 합격 [뉴스21 통신=최세영 ]울산 북구 울산에너지고등학교(교장 이준호) 신재생에너지과와 전기에너지과 2학년 학생 36명이 2025년 제4회, 2026년 제1회 과정 평가형 국가기술자격 시험에서 자동화 설비 산업기사 종목에 전원 합격했다.  ‘과정 평가형 산업기사’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국가 직무 능력 표준(NCS)을 기반으로 설계된 실무교...
  6. BTS 광화문 공연 취재 제한 풀렸다... 취재 가이드라인 수정 [뉴스21 통신=추현욱 ] 하이브와 넷플릭스가 공동 주최하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기념 광화문 광장 공연이 언론 취재를 과도하게 제한해 비판받자, 취재 가이드라인을 수정해 '10분 촬영' 등의 제한을 완화했다.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뮤직은 21일 오전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THECOMEBACKLIVE | ARIRANG)의 취재 가이드라인 ...
  7. 제천시, 전 정책보좌관 개인정보 유출 의혹 ‘수사 본격화’…경찰, 시청 압수수색 충북 제천시 전 정책보좌관의 개인정보 유출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하면서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제천경찰서는 23일 오전, 김 전 제천시 정책보좌관이 근무하던 제천시청 자치행정과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김 전 보좌관이 사용하던 행정용 PC를 비롯해 개인 차량,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