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반시설 확충사업의 일환으로 대형 관정을 설치하고 있다.(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없음)
충북 제천시 송학면에서 추진된 공익사업과 보조금 집행을 둘러싸고 절차상 논란이 잇따르면서 지역 사회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주민 의견 수렴 과정의 적정성과 행정의 관리·감독 책임을 두고 “공공의 상식이 무너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0일 송학면 이장협의회와 주민들에 따르면, 송학면의 한 이장은 지난해 농업기반시설 확충사업(사업비 약 1억 원)의 일환으로 대형 관정 설치 대상지 선정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공식적인 주민 합의 절차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당 사업은 원칙적으로 이장협의회 등 마을 대표들의 의견을 수렴해 대상지를 확정해야 하지만, 일부 이장들은 “사전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업 추진과 관련된 회의 서류에 회의 일자가 명확히 기재되지 않았고, 참석자 명단 역시 송학면 전체 이장이 아닌 특정 마을 주민 위주로 작성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같은 문제 제기에 따라 송학면 전체 이장 18명 중 14명은 해당 이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결의서를 작성하고, 사업 추진 절차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한 상태다.
주민들 역시 “형식적인 절차만 갖춘 채 행정 서류가 처리된 것 아니냐”며 면사무소의 관리·감독 책임을 강하게 문제 삼고 있다. 한 주민은 “공익사업이라면 더 투명하고 엄격한 절차가 필요했는데, 이를 행정이 제대로 점검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면사무소 관계자는 “서류상으로는 주민 의견 수렴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지만, 참석자 명단과 회의 진행 과정 등 세부 내용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주민들이 제기한 문제점을 포함해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송학면의 또 다른 마을에서는 ‘희망둥지 지원 사업’ 보조금 집행을 둘러싸고도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주민들이 보조금 사용 목적과 집행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업비 6.000만 원에 대해 환수 조치와 제재금 부과 여부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마을 주민들은 현재 새 이장 선출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지역 사회에서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이장 제도와 주민자치 운영 구조 전반의 투명성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송학면의 한 이장은 “이장 선출과 해임 권한은 행정기관에 있으면서도, 정작 관리·감독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며 “공무원들의 소극적인 대응이 주민 갈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이장 제도의 개선과 함께 면사무소의 보다 적극적인 중재와 책임 있는 행정을 촉구하고 있다. 한 주민은 “이장은 특정 개인이 아니라 주민 전체를 대변해야 할 자리”라며 “지속 가능한 마을 공동체를 위해 행정이 공정성과 투명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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