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21 통신=추현욱 ]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항소 포기 결정 후폭풍으로 검찰 지휘부가 잇따라 사퇴하면서 전국 6개 고등검찰청 중 5곳이 수장 공백 사태를 맞는 등 검찰 조직·기능 곳곳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이는 ‘항명’ 검사장의 평검사 강등 등 징계 조치가 단행될 경우 지휘부는 물론 일선 검사들까지 검찰 조직 내 줄사퇴 바람이 불어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박재억 수원지검장 사의 표명으로 전날 출범 예정이었던 마약범죄 전담 합동수사본부 출범이 무기한 연기됐다.
박 지검장이 단장을 맡아 합수본을 이끌 예정이었지만 출범 당일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결정 여파로 사임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단장을 교체해 신속히 합수본을 출범시킨다는 입장이지만 검찰 내에서 박 지검장을 대체할 마약 수사 전문가를 찾기 어려워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경찰, 관세청, 국가정보원, 해양경찰청, 금융정보분석원(FIU) 등 기관에서 약 80명의 인력 규모로 마약 소탕 작업에 나서려던 범정부 차원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게 된 셈이다.
검찰 구성원을 수사 대상으로 한 상설특검 개시를 앞두고 지휘부 공백에 따른 검찰 내 의견 개진과 결정력 부재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검찰 내에서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심각한 인력 상황에서 상설특검 파견 인력과 내란·김건희·채상병특검 등 3대 특검 파견 검사들의 복귀 시기와 규모 등을 판단해줄 지휘부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이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결정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한 이후 지휘부 부재 상태인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기본적으로 수사할 인원이 태부족인 상황에서 기관장 부재 등의 일이 생기면 중요 결정이 제한되거나 지연될 수밖에 없다”면서 “단순 인력 수급 그 이상의 문제”라고 말했다.
내년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검찰총장 직무를 대행하는 구자현 대검 차장을 도와 검찰 현안을 논의하고 결정할 일선 고검장 등 지휘부가 없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서울고검의 한 검사는 “앞에서 이끌어주실 분들이 너무 다 나가니까 검찰 조직이 방향을 잃고 그냥 헤맬 것 같아서 걱정된다”면서 “검찰이 이렇게 해체하게 되는 건가 싶다”고 착잡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가뜩이나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검찰의 수사와 감찰이 잘못됐다는 목적에서 진행되는 상설특검에 검사를 파견하는 것에 대한 내부 반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대 특검에 이어 상설특검에 파견될 경우 인력난 가중으로 장기 미제사건이 더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검찰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를 빌미로 검사에 대한 징계까지 이뤄질 경우 소강상태에 들어간 검찰 반발이 재확산하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한다. 한 차장검사는 “노만석 차장과 정 지검장이 사퇴하면서 대장동 항소 포기에 대한 경위와 법리 해석을 요구하는 목소리 자체는 잦아들었지만 조직 안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더 많아졌다”면서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주장대로 검사장을 평검사로 강등하는 등 검사들에 대해 정당성 없는 징계에 나설 경우 반발에 불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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