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비만치료제 ‘위고비’, 산부인과·치과서도 처방… “의료현장 안전기준 시급”
  • 김민수
  • 등록 2025-10-14 17:21:44

기사수정
  • 비만과 무관한 진료과서 7천건 이상 공급
  • 어린이·임산부 처방까지 확인… 부작용 환자 900여명 달해

사진=픽사베이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정신건강의학과, 산부인과, 치과 등 비만과 무관한 진료과에서도 광범위하게 처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남용 수준의 처방이 환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위고비는 정신건강의학과 2453건, 산부인과 2247건, 비뇨기과 1010건, 안과 864건, 치과 586건 등 비만과 직접 관련이 없는 진료과를 통해 공급됐다. 진단방사선과와 영상의학과에서도 104건의 처방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위고비 투약 후 급성췌장염, 급성신부전, 담석증 등 중대한 부작용 사례가 960건 이상 보고됐다. 급성췌장염 환자는 151명, 급성신부전 63명, 담낭염 143명, 담석증 560명으로 집계됐다. 위고비는 GLP-1 작용제 계열 비만치료제로, 전문의 처방이 필요한 의약품이다.


더 큰 문제는 투약 금지 대상인 어린이와 임산부에게도 처방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만 12세 미만 아동 69건, 임산부 194건의 위고비 처방이 확인됐다. 또 다른 비만치료제 ‘삭센다’ 역시 2021년 한 해 동안 아동 67건, 임산부 179건의 처방 기록이 있었다.


김남희 의원은 “새로 출시된 마운자로 등은 통계조차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원칙 없는 처방이 이어지고 있다”며 “보건복지부는 비만 주사제의 안전 기준을 명확히 하고, 의료현장 점검과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비만치료제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의원·약국 기준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27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9% 증가했다. 위고비와 삭센다 등 주요 제품이 수요를 이끌며, ‘생활형 다이어트 주사’로의 오남용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국도5호선 강제동 도로포장 보수공사 ‘부실 논란’…특허공법·재활용 아스콘 사용 여부도 도마 위 충북 제천시 명지동 245-5번지, 662-5번지 일원 지방도 합류로 와 국도 5호선 강제동 구간에서 최근 진행된 도로포장 공사가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였다.포장 직후임에도 도로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요철이 심해 “새 도로라고 보기 어렵다”는 민원이 잇따르면서, 공정관리 및 특허공법 적용 과정에 대한 전면 점검이 필요하다...
  2. [1보] 이재명 대통령, 남아공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 첫 회담 [1보] 이재명 대통령, 남아공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 첫 회담
  3. [속보] 메르츠 獨총리, "한반도·北 상황에 관심…한국의 대중국 인식 궁금" 메르츠 獨총리 "한반도·北 상황에 관심…한국의 대중국 인식 궁금"
  4. “도심 속 힐링 명소 태화강국가정원, 겨울 문턱에 감성 더하다” [뉴스21 통신=최세영 ]초겨울 햇살 속에서 울산 태화강국가정원이 황금빛 억새와 고즈넉한 수변 풍경을 드러내며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십리대숲을 따라 흐르는 강바람, 부드러운 정원길, 그리고 무장애 탐방로까지 갖춘 국가정원은 계절마다 새로운 풍경을 선사하며 울산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고 있다.태화강국가정원은 2020년...
  5. 파주시, 내년 설 명절 전후 1인당 10만원 ‘기본생활안정지원금’ 지급...예산안, 시의회 통과하는 대로 [뉴스21 통신=추현욱 ]파주시가 소비 증진과 민생 안정을 위해 내년 초 시민들에게 1인당 10만원의 ‘기본생활안정지원금’을 지급한다.25일 국내 유력 매체에 따르면 최근 파주시는 파주시의회에 예산안을 제출했다. 여기에 기본생활안정지원금과 관련된 내용이 담겼다. 총 사업비는 531억원 규모다. 지원금은 지역 화폐인 파주페이로 .
  6. “존엄하게, 동등하게”…울산 자원봉사 현장에 인권의 기준 세우다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손덕화울산광역시와 울산광역시자원봉사센터(이사장 김종길)는 11월 21일 오후 울산광역시청 시민홀에서 지역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존엄하게 동등하게-인권으로 물드는 자원봉사 현장’을 주제로, 인권교육센터 ‘들’의 전문강사들이 참여해 자원봉.
  7. 고성군 반암항 '어촌뉴딜' 실상은 '유령 계원'놀이터? (강원 고성 =서민철 기자) 총사업비 100억 원 이상이 투입된 강원도 고성군 '반암항 어촌뉴딜 300' 사업이 어촌계의 불투명한 운영과 행정 당국의 관리 감독 부실로 인해 좌초 위기에 처했다. 특히 어촌계 운영을 좌지우지하는 계원 중 상당수가 실제 거주하지 않는 '위장 전입자'라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고성군과 거진읍은 형식...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