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첫 여성 총리를 노리는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사진=KBS뉴스영상캡쳐)
일본 첫 여성 총리를 노리는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26년간 자민당과 연립정권을 유지해온 공명당이 전격 이탈하면서, 다카이치의 총리 취임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연립 붕괴로 자민당의 국회 과반이 무너진 가운데, 야당은 ‘정권교체’를 목표로 단일후보 옹립 논의를 본격화했다.
13일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재는 전날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소수 여당이기 때문에) 총리가 된다면 말이지만…”이라고 적으며, 총리 취임이 당연치 않음을 스스로 인정했다.
그는 내각 구성에 앞서 당 인사를 우선 진행하겠다고 밝히며 “이번에는 속도감이 있다”고 했지만, ‘총리가 된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간 ‘자민당 총재=총리’로 이어지던 일본 정치 관행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공명당의 연립 이탈로 자민당은 중의원 의석 196석에 머물며 과반(233석)에 크게 못 미치게 됐다. 반면 입헌민주당(114석), 국민민주당(28석), 일본유신회(68석) 등 야3당이 손잡으면 210석 규모의 거대 연합이 가능해진다.
입헌민주당의 아즈미 준 간사장은 “야3당이 뭉치면 (총리) 당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목했다.
다마키 대표는 이에 대해 “총리를 맡을 각오는 있다”며 의욕을 보였다. 그는 “2009년 정권교체 당시와 비교해도 지금은 전례 없는 정국”이라며 “국가 리더로서 이 나라를 이끌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입헌민주당과의 연대에 대해선 “안보·에너지 정책에서 확실한 일치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입헌민주당은 탈원전과 복지 강화를 주장하는 진보 성향인 반면, 국민민주당과 유신회는 원전 재가동과 재정 건전성을 중시하는 중도보수 노선이다. 이 차이가 단일화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공명당은 현재 자당 대표인 사이토 데쓰오의 이름을 총리 지명 투표에 올릴 방침이다. 그러나 결선투표로 갈 경우 자민당과 협력할 가능성도 남겨뒀다. 사이토 대표는 “연립을 해온 당을 이탈하자마자 야당 대표 이름을 적는 건 어렵다”며 “상황을 보고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완전한 결별이 아니라 ‘거리두기’를 택한 셈이다.
혼란이 커지자 자민당 내부에서는 다카이치의 리더십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후나다 하지메 전 경제기획청 장관은 “다카이치 총재가 물러나 조속히 총재 선거를 다시 실시해야 한다”며 “새 총재 아래에서 연립 구상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권을 내던지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일단 퇴진을 철회하고 공명당과의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국회의 총리 지명 투표는 당초 15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정치권 혼란으로 20일 이후로 연기됐다.
여성 총리 탄생이라는 역사적 순간을 앞둔 일본 정치가 연립 붕괴와 야권 연대, 그리고 내부 반발이라는 삼중의 위기를 맞으며 리더십 공백의 문턱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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