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일부터 미국 내 생산 거점이 없는 브랜드 의약품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제약업계뿐 아니라 국내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조치는 미국 내 공장 설립을 유도하기 위한 ‘리쇼어링(reshoring)’ 전략의 일환으로, 유럽연합(EU)·일본 등 무역 협정을 맺은 지역에는 최대 15%만 적용된다. 반면 캐나다·멕시코·인도 등지에서 생산된 제품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약사 중 가장 우려가 컸던 셀트리온은 미국 뉴저지에 위치한 일라이 릴리 공장 인수 계약을 통해 대응에 나섰다. 셀트리온은 내년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고, 2027년부터 자사 제품을 현지 공장에서 직접 생산·공급할 계획이다. 기존 원료의약품 시설을 인수한 만큼 신규 공장 건설 대비 최소 5년 이상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선제적 대응으로 평가된다. 현재 2년 치 재고도 확보해 단기 관세 부담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완제품을 수출하는 제약사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 비중이 높은 SK바이오팜은 푸에르토리코에 기반을 둔 CMO(위탁생산) 기업과 계약을 체결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자체 공장 보유’를 요건으로 확정할 경우 새로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SK팜테코의 미국 공장을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백신, 보톡스 등 완제품을 수출하는 기업들도 구체적인 관세 품목과 CMO 인정 여부가 발표된 뒤 대응책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바이오텍 기업들의 경우 연구개발 단계에서 기술 수출을 통해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가 많아 관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대형 제약사나 현지 공장을 확보한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중소·중견 제약사에는 가격 인상이나 시장 철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한국 기업들 역시 미국 내 생산 인프라 확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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