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자 미국 뉴욕을 방문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SBS뉴스영상캡쳐
[뉴스21 통신=추현욱 ]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뉴욕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을 접견하면서 한미간 무역협상 체결 및 통화스와프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번 접견이 향후 협상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지만,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다음달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대표부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베선트 장관을 만나 대미 투자 패키지와 통화스와프 문제를 직접 설명했다. 베선트 장관은 구윤철 부총리가 협상 상대방이지만, 이례적으로 이 대통령이 직접 면담에 나선 것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직접 재무장관에게 통화스와프 등 핵심 현안을 설명한 것은 긍정적인 계기”라며 “향후 협상이 좋은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평가했다.
대통령실이 ‘분수령’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한 배경에는 이번 협상의 성격이 있다. 통화스와프는 외환시장 안정성을 확보하는 대표적 안전장치다. 미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직접 투자 양해각서(MOU)를 전제로 자동차 관세 인하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이 백악관 방문 당시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았다며 “유연성은 없다. 한국은 합의를 수용하거나 관세를 내야한다”고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3500억달러를 보증이 아닌 현금 투자로 하지 않을 경우엔 상호관세율을 다시 25%까지 올리겠다고 ‘으름장’을 던진 것이다.
한국은 현급 직접 투자금액이 과도하고우리가 직접 운용할 수 없는데다, 이 조건을 맞추는 과정에서 외환시장 충격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3500억 달러는 한국 외환보유액(4163억 달러)의 84%에 해당하는 거대한 규모다.
정부는 단기간에 이 같은 현금을 마련할 경우 원화 가치 폭락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으며, 이에 대한 ‘보험’ 성격으로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미국 측은 경제적 필요성과 정치적 판단을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이 대통령이 직접 베선트 장관을 만난 것은 이러한 교착을 뚫고자 하는 시도로 풀이된다. 현재 양국간 통상, 투자문제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키를 쥐고 있지만, 통화스와프 문제는 재무부가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대통령이 주무 장관에게 직접 설명한 것은 긍정적 계기”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통령은 베선트 장관에 “한국과 일본은 상황이 다르며 한국과 미국의 투자 패키지가 경제적 상업적 합리성이 담보돼야 한다”며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전되기를 기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베선트 장관이“한미동맹은 굳건하며, 일시적이고 단기적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충분히 극복이 가능하다”며 “환율 문제를 경청하고 관계부처와 검토를 약속했다”고 밝힌 것은 진전이지만, 최종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최우선시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원하는 통화스와프를 얻어내려면 얼마나 설득력 있는 투자·통상 패키지를 제시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미 간 경제 협력이 안보 동맹 못지않게 중요한 국면에 접어든 지금, 통화스와프와 투자·통상 패키지가 어떤 균형점을 찾느냐가 향후 양국 관계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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