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21 통신=추현욱 ] 이재명 정부가 10일 공개한 단군 이래 최대 규모 관제펀드 ‘국민성장펀드’의 목적은 핵심 분야에 집중투자해 초격차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펀드는 총 150조원 규모로 조성될 예정인데, 이 중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모빌리티, 바이오·백신 등 4개 분야에 절반 이상인 78조원이 투입된다.
압도적 규모의 자금을 이재명 정부 5년간 투입해 미래 20년을 책임질 신성장동력을 육성하고, 지역 소멸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것이 정부 복안이다. 아울러 이를 통해 담보 의존 대출·이자놀이 관행에 빠진 금융권이 생산적 분야로 자금을 공급하도록 체질 개선을 이끌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10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 발표를 맡은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AI, 데이터센터, 에너지 고속도로, 반도체 등 산업 파급효과가 크고 경제성장의 전환점이 될 메가프로젝트를 중점 지원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한국형 엔비디아’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원 대상으로 선정한 핵심 산업은 △AI 30조원 △반도체 20조9000억원 △모빌리티 15조4000억원 △바이오·백신 11조6000억원 △이차전지 7조9000억원 △항공우주·방산 3조6000억원 △수소·연료전지 3조1000억원 △원자력·핵융합 2조7000억원 △디스플레이 2조6000억원 △로봇 2조1000억원 10개 분야다. 이와 관련해 지원할 첨단전략산업기술·국가전략기술도 90개로 추렸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존 100조원도 총액으론 많은 것 같지만, 산업별로 지원금을 쪼개놓고 보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마중물 역할로 부족하다”며 “보다 확실한 산업 육성을 위해 증액하기로 결정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투자 유형으로는 크게 △직접지분투자 15조원 △인프라스트럭처 투융자 50조원 △간접투자 35조원 △초저리대출 50조원으로 나뉘어 지원될 예정이다. 대출보다 투자에 더 많이 배정해 신성장산업 자본 공급을 촉진하도록 했다.
특히 AI데이터센터·에너지 고속도로 등 인프라 구축에 50조원이 배정돼 대형 기간산업 육성을 돕는다. 저리 대출 50조원은 국고채 금리 수준인 2%대로 금리가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소멸 위기를 겪는 각 지역에도 특화 산업을 고려한 지원이 이뤄진다. 경남에는 방산 산업, 호남에는 AI데이터센터, 경북에는 이차전지 산업 등에 자금이 집중되는 식이다.
정부는 약 3개월 후인 12월 초 국민성장펀드를 운용 주체인 한국산업은행 아래에 정식 출범시킬 계획이다. 문제는 총 150조원의 절반인 75조원을 민간자금으로 유치해야 한다는 점인데, 이번 발표에서 이를 어떻게 가져올지에 대한 청사진은 나오지 않았다. 금융권에서는 벌써 “50조원 요구도 많았는데, 25조원이 추가된다니 부담이 더 커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추가출자 대상을 물색하고, 다양한 인센티브로 부담을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기존 금융사·연기금 등에 더해 한국거래소·예탁결제원·한국증권금융 등 금융기관들의 여유자금도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권 외 민간기업에서 펀드 지분투자에 나서주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의무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모험자본도 상당 부분 펀드 재원 조성으로 돌릴 것이 유력하다.
인센티브로는 펀드 출자 시 은행의 위험가중치를 완화하고, 1조원의 정부 재정을 출연해 후순위 보강에 나서 민간 투자금의 손실을 보전해주기로 했다. 국민 공모자금을 더 끌어모으기 위해 기타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역대 관제펀드가 낮은 수익률에 고전했다는 점, 정권 교체에 따라 존립 자체가 흔들려왔다는 점에서 이를 감수하고 투자하는 국민이 많을지는 미지수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와 함께 금융권이 생산적 금융에 더 집중해달라는 압박도 이어갔다.
한편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성장전략 태스크포스(TF)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초혁신경제 15대 선도 프로젝트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경쟁력 확보, 시장성과 파급력, 구현가능성, 확산·지속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15대 선도 프로젝트별 로드맵과 세부추진계획을 10~11월 중 확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정부는 기술 주도 초혁신경제 구현을 위해 관련 예산을 올해 51조원에서 내년 72조원으로 41%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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