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중국 제치더니 '15조 잭팟' 터트렸다…LG엔솔 '환호'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5-09-03 22:26:37
  • 수정 2025-09-03 22:35:26

기사수정
  • 벤츠에 차세대 배터리 공급... 신기술 앞세워 '메가딜' 따내

LG에너지솔루션이 2037년까지 메르세데스벤츠에 배터리 15조원어치를 공급한다.

전기차 150만~200만 대에 장착할 수 있는 초대형 물량이다. LG가 개발한 46시리즈(지름 46㎜ 원통형 배터리) 성능이 벤츠의 프리미엄 전략과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기존 21시리즈(지름 21㎜)보다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20% 이상 높고 불도 잘 안 나는 46시리즈 양산에 성공한 업체는 전 세계에서 LG 한 곳이란 점에서 프리미엄 메이커의 ‘러브콜’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3일 벤츠 미국 공장과 유럽 공장에 각각 75기가와트시(GWh), 32GWh 규모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계약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선 현재 가격을 고려할 때 15조원으로 추정했다. 유럽에선 2028년부터 2035년까지, 미국에선 2029년부터 2037년까지 배터리를 공급한다.

벤츠에 납품하는 배터리는 46시리즈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21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크기를 대폭 키운 이 제품은 현재 상용화된 배터리중 에너지 밀도가 가장 높은 프리미엄 삼원계 배터리로 통한다.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21시리즈보다 20% 이상 높은 데다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도 낮다. 기술 장벽이 높은 까닭에 현재 양산 기술을 확보한 업체는 LG 한 곳인 것으로 전해졌다. LG는 미국 애리조나와 폴란드에 46시리즈 공장을 짓고 있다.

벤츠가 2028년부터 8~9년에 걸쳐 최대 200만 대에 장착할 수 있는 배터리를 LG에서 구입했다는 건 향후 생산할 프리미엄 전기차 대부분에 LG 배터리를 적용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벤츠의 올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이 7만5000대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벤츠가 중국 CATL 배터리도 고려했지만 ‘프리미엄 차량에는 프리미엄 배터리가 들어가야 한다’고 판단해 LG의 46시리즈를 선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업계는 LG가 유럽 시장에서 중국을 제치고 초대형 계약을 따낸 것에 주목하고 있다. 사실상 중국 배터리 진입을 막은 미국과 달리 한국 및 중국이 정면승부를 펼치는 유럽에서 승기를 잡았기 때문이다. 올 들어 벤츠를 비롯해 유럽 전기차 회사들은 가성비가 뛰어난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구매를 늘리는 추세였다.

하지만 프리미엄 시장의 선택은 달랐다.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도 46시리즈 양산 기술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성비를 앞세워 세계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중국에 맞설 방법은 앞선 기술력을 활용해 프리미엄 시장을 잡는 것”이라며 “LG가 46시리즈로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당분간 프리미엄 배터리 시장의 주인공은 46시리즈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SDI와 SK온도 46시리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음 타자는 2030년 이후 나올 전고체 배터리다. 46시리즈가 기존 삼원계 배터리 형태를 바꾼 ‘폼팩터 혁신’이라면 전고체는 아예 배터리 내부의 화학 성분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꾼 신개념 제품이다. 에너지 밀도가 50% 이상 높은 데다 화재 발생 가능성도 거의 없는 게 강점이다. 국내 배터리 3사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에서 중국을 압도하기 위해 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국도5호선 강제동 도로포장 보수공사 ‘부실 논란’…특허공법·재활용 아스콘 사용 여부도 도마 위 충북 제천시 명지동 245-5번지, 662-5번지 일원 지방도 합류로 와 국도 5호선 강제동 구간에서 최근 진행된 도로포장 공사가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였다.포장 직후임에도 도로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요철이 심해 “새 도로라고 보기 어렵다”는 민원이 잇따르면서, 공정관리 및 특허공법 적용 과정에 대한 전면 점검이 필요하다...
  2. [1보] 이재명 대통령, 남아공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 첫 회담 [1보] 이재명 대통령, 남아공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 첫 회담
  3. [속보] 메르츠 獨총리, "한반도·北 상황에 관심…한국의 대중국 인식 궁금" 메르츠 獨총리 "한반도·北 상황에 관심…한국의 대중국 인식 궁금"
  4. “도심 속 힐링 명소 태화강국가정원, 겨울 문턱에 감성 더하다” [뉴스21 통신=최세영 ]초겨울 햇살 속에서 울산 태화강국가정원이 황금빛 억새와 고즈넉한 수변 풍경을 드러내며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십리대숲을 따라 흐르는 강바람, 부드러운 정원길, 그리고 무장애 탐방로까지 갖춘 국가정원은 계절마다 새로운 풍경을 선사하며 울산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고 있다.태화강국가정원은 2020년...
  5. 파주시, 내년 설 명절 전후 1인당 10만원 ‘기본생활안정지원금’ 지급...예산안, 시의회 통과하는 대로 [뉴스21 통신=추현욱 ]파주시가 소비 증진과 민생 안정을 위해 내년 초 시민들에게 1인당 10만원의 ‘기본생활안정지원금’을 지급한다.25일 국내 유력 매체에 따르면 최근 파주시는 파주시의회에 예산안을 제출했다. 여기에 기본생활안정지원금과 관련된 내용이 담겼다. 총 사업비는 531억원 규모다. 지원금은 지역 화폐인 파주페이로 .
  6. “존엄하게, 동등하게”…울산 자원봉사 현장에 인권의 기준 세우다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손덕화울산광역시와 울산광역시자원봉사센터(이사장 김종길)는 11월 21일 오후 울산광역시청 시민홀에서 지역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존엄하게 동등하게-인권으로 물드는 자원봉사 현장’을 주제로, 인권교육센터 ‘들’의 전문강사들이 참여해 자원봉.
  7. 고성군 반암항 '어촌뉴딜' 실상은 '유령 계원'놀이터? (강원 고성 =서민철 기자) 총사업비 100억 원 이상이 투입된 강원도 고성군 '반암항 어촌뉴딜 300' 사업이 어촌계의 불투명한 운영과 행정 당국의 관리 감독 부실로 인해 좌초 위기에 처했다. 특히 어촌계 운영을 좌지우지하는 계원 중 상당수가 실제 거주하지 않는 '위장 전입자'라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고성군과 거진읍은 형식...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