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알츠하이머 단백질, 서로 ‘대화’하며 독성 줄인다…국내 연구진 세계 첫 규명”
  • 김만석
  • 등록 2025-08-26 16:41:54

기사수정


▲ 사진=픽사베이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지목돼온 핵심 단백질 두 가지가 실제로는 서로 소통하며 독성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번 발견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원리를 새롭게 설명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 치료제 개발과 조기 진단법 연구에 큰 전환점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임미희 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비정상적으로 쌓이는 두 단백질 ‘타우’와 ‘아밀로이드 베타’가 직접 결합해 서로의 성질을 바꾼다는 사실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케미컬 바이올로지(Nature Chemical Biology) 온라인판에 22일 게재됐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는 보통 신경세포 안에 ‘타우’ 단백질이 뭉쳐 신경섬유 다발을 만들고, 세포 밖에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덩어리처럼 쌓여 ‘노인성 반점’을 형성한다. 기존 연구들은 이들이 각각 따로 축적된다고 봤지만, 이번 연구는 두 단백질이 직접 붙어 복합체를 형성하고, 이 과정에서 아밀로이드 베타의 독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응집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증명했다.

실험에 따르면, 타우 단백질이 아밀로이드 베타와 결합하면 원래는 딱딱하고 독성이 강한 형태로 뭉치던 아밀로이드 베타가 덜 단단하고 상대적으로 무해한 형태로 쌓였다. 즉, 타우가 ‘조절자’ 역할을 하면서 아밀로이드 베타의 위험성을 완화시킨 것이다.


또 연구팀은 타우 단백질의 성질, 즉 물과 잘 섞이는 성질(친수성)과 피하는 성질(소수성)의 균형이 아밀로이드 베타와 안정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핵심 요인임을 밝혀냈다. 이 균형이 맞아야 두 단백질의 상호작용이 원활해지고 독성이 줄어드는 것이다.


임미희 교수는 “타우 단백질을 단순히 병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만 볼 수 없게 됐다”며 “오히려 아밀로이드 베타의 독성을 줄일 수 있는 잠재적 기능이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호 KBSI 책임연구원도 “알츠하이머병뿐 아니라 파킨슨병처럼 단백질 응집이 핵심 원인인 다른 신경질환 연구에도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국도5호선 강제동 도로포장 보수공사 ‘부실 논란’…특허공법·재활용 아스콘 사용 여부도 도마 위 충북 제천시 명지동 245-5번지, 662-5번지 일원 지방도 합류로 와 국도 5호선 강제동 구간에서 최근 진행된 도로포장 공사가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였다.포장 직후임에도 도로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요철이 심해 “새 도로라고 보기 어렵다”는 민원이 잇따르면서, 공정관리 및 특허공법 적용 과정에 대한 전면 점검이 필요하다...
  2. [1보] 이재명 대통령, 남아공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 첫 회담 [1보] 이재명 대통령, 남아공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 첫 회담
  3. [속보] 메르츠 獨총리, "한반도·北 상황에 관심…한국의 대중국 인식 궁금" 메르츠 獨총리 "한반도·北 상황에 관심…한국의 대중국 인식 궁금"
  4. “도심 속 힐링 명소 태화강국가정원, 겨울 문턱에 감성 더하다” [뉴스21 통신=최세영 ]초겨울 햇살 속에서 울산 태화강국가정원이 황금빛 억새와 고즈넉한 수변 풍경을 드러내며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십리대숲을 따라 흐르는 강바람, 부드러운 정원길, 그리고 무장애 탐방로까지 갖춘 국가정원은 계절마다 새로운 풍경을 선사하며 울산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고 있다.태화강국가정원은 2020년...
  5. 파주시, 내년 설 명절 전후 1인당 10만원 ‘기본생활안정지원금’ 지급...예산안, 시의회 통과하는 대로 [뉴스21 통신=추현욱 ]파주시가 소비 증진과 민생 안정을 위해 내년 초 시민들에게 1인당 10만원의 ‘기본생활안정지원금’을 지급한다.25일 국내 유력 매체에 따르면 최근 파주시는 파주시의회에 예산안을 제출했다. 여기에 기본생활안정지원금과 관련된 내용이 담겼다. 총 사업비는 531억원 규모다. 지원금은 지역 화폐인 파주페이로 .
  6. “존엄하게, 동등하게”…울산 자원봉사 현장에 인권의 기준 세우다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손덕화울산광역시와 울산광역시자원봉사센터(이사장 김종길)는 11월 21일 오후 울산광역시청 시민홀에서 지역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존엄하게 동등하게-인권으로 물드는 자원봉사 현장’을 주제로, 인권교육센터 ‘들’의 전문강사들이 참여해 자원봉.
  7. 고성군 반암항 '어촌뉴딜' 실상은 '유령 계원'놀이터? (강원 고성 =서민철 기자) 총사업비 100억 원 이상이 투입된 강원도 고성군 '반암항 어촌뉴딜 300' 사업이 어촌계의 불투명한 운영과 행정 당국의 관리 감독 부실로 인해 좌초 위기에 처했다. 특히 어촌계 운영을 좌지우지하는 계원 중 상당수가 실제 거주하지 않는 '위장 전입자'라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고성군과 거진읍은 형식...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