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20·하니 팜)가 15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직장(하이브) 내 괴롭힘 문제를 증언했다. 현직 아이돌 그룹 멤버가 국감에 나온 건 하니가 처음이다. 베트남계 호주인인 하니는 이날 통역사 없이 국감장에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호영 위원장은 이날 “참고인이지만 국감 출석이 쉬운 일은 아니다. 출석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이냐”고 하니에게 물었다. 하니는 “뉴진스 멤버와 라이브 방송에서 (따돌림을) 당했던 이야기를 한 적 있다”라며 지난달 11일 유튜브 라이브에서 빌리프랩(하이브 산하 레이블) 소속 걸그룹 아일릿 매니저에게 “무시해”라는 말을 듣는 등 소속사에서 따돌림을 당했다고 주장한 내용을 상세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하니는 “대학 축제를 위해 먼저 (다른 멤버보다) 헤어·메이크업을 다 받고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른 (소속사) 소속 팀원 3명과 매니저 등이 지나갔다. 이전엔 (해당 팀과) 인사를 잘했는데 5~10분 후 그분들이 다시 나왔다”라며 “나오면서 그 팀의 매니저가 눈을 마주친 뒤 따라오는 멤버에게 ‘못 본 척 무시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하니는 당시 일을 설명하며 하이브 산하 레이블 명이나 그룹 명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이런 일을 왜 당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라며 “이 문제는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여기에 말하지 않으면 조용히 넘어가고 또 묻힐 것이라는 걸 알아서 나왔다”라며 “이 일은 누구라도 당할 수 있다. (가요계) 선후배·동기·연습생이 이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밝혔는데 다시 보충해서 할 말 있나”라는 안 위원장 질의에 하니는 “그 사건만 아니라 데뷔 초반부터 어떤 높은 분을 많이 마주쳤는데 인사 한 번도 안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니는 이 ‘높은 분’을 따로 밝히지 않았지만, 해당 인사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으로 추측된다. 지난 5월 뉴진스 부모들은 “뉴진스 멤버들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마주쳤을 때 방 의장이 멤버를 모른 척하고 인사를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하니는 “나이 있는 사람에게 예의를 차리는 게 한국 문화라고 배웠는데 인사를 안 받는다는 건 인간으로서 예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 내 느껴왔던 분위기가 있다”라며 “최근에 (직장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앱(애플리케이션)에서 회사 직원분들이 뉴진스를 욕하는 걸 봤다. 회사 PR(홍보) 실장이 뉴진스의 일본 음반 판매 성적을 낮추려 한 (통화) 녹음도 들었다. 이런 걸 보니 느낀 분위기가 느낌이 아니라 회사가 저희를 싫어한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에 따르면 뉴진스가 이런 피해 사실을 소속사인 어도어(하이브 산하 레이블)에 알린 뒤 김주영 어도어 대표로부터 ‘증거가 없으니 참으라’는 말을 들었다는 내용이 의원실에 제보됐다. 이에 대해 하니는 “증거가 없으니 참으라는 말을 들었고, 계속 넘어가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하니는 “아티스트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김 대표 발언도 반박했다. “죄송하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다. “앞으로 최선을 다해달라는 취지냐”는 안 위원장 추가 질의엔 “그렇게 말하면 이 문제가 넘어갈 것이란 걸 너무 잘 안다. 미래 얘기가 아니라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달라”고 간청했다. 다만 이날 증인으로 함께 출석한 김 대표는 “서로 간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니는 마지막 발언 기회가 주어지자 “서로 인간으로 존중하면 적어도 직장 내 괴롭힘과 따돌림은 없지 않겠느냐”라며 “죄송한(죄송해야 할) 분들은 숨길 게 없으시면 당당하게 나오셔야 하는데 자꾸 이런 자리를 피하시니 너무 답답하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국감에) 또 나와야 한다면 한국어 공부 더 열심히 해서 나오겠다”라며 말을 마쳤다.
하니는 이날 국회 본청에 흰 셔츠, 크림색 베스트(조끼), 청바지 차림으로 출석했다. 국감 회의장 입장 전 팬들에게 할 말이 있냐는 취재진 물음엔 “제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팬분들이 다 아시니까 따로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하니의 국회 출입 과정에선 취재진과 국회 보좌진 등이 몰리며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국회는 안전사고 등을 우려해 회의장 내 기자 출입을 전날(14일)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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