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자유아시아방송’ 북한 평양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공식 환영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지도자가 함께 참석한 모습. 많은 어린이들이 북한과 러시아의 국기를 흔들며 이들을 환영하고 있다.지난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평양 김일성 광장에 도착하자 북한 주민들과 아이들이 열렬히 환호했다.
청년들은 러시아 국기 색을 상징하는 빨간색과 파란색, 그리고 흰색 티셔츠를 맞춰 입고 인공기와 꽃을 흔들며 연신 ‘환영’을 외쳤다.
또 다른 위치에서는 붉은 넥타이를 맨 소년단 학생들이 해바라기를 흔들고, 초등학교 저학년 혹은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어린이들은 폴짝폴짝 뛰며 환성을 지릅니다. 겉으로 보기엔 온 마음을 다해 손님을 맞이하는 모습이였는데, 속사정은 달랐다.
이날 푸틴 대통령이 김일성 광장을 방문해 환영 행사에 참석한 시간은 정오. 기온이 33도를 웃도는 폭염의 날씨였다.
땡볕 아래서 환영 행사에 동원된 주민들의 고달픈 모습은 한 러시아 매체의 카메라에 담겨 외부에 고스란히 공개됐다.
영상 속 장면에서 한 주민은 팔을 치켜들고 흔드는 게 힘들었던지 팔을 잠시 내렸다가 화들짝 올려 다시 흔들어 대는가 하면, 오랜 기다림에 자세가 흐트러진 아이들을 혼내며 지도하는 선생님의 모습도 노출됐다.
철저하게 통제하고 편집을 해서 공개된 북한 방송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들이었다.
한국 동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강동완 교수는 무더위에 야외 일정을 취소한 양국 정상이 정작 아이들을 땡볕에 세워뒀다고 지적했다.
북한에서 보위원으로서 근무하며 대규모 환영 행사에서 주민 통제를 맡았던 정현철(신변 보호를 위해 가명 요청) 씨.
정 씨는 이번에 공개된 영상 속 주민들의 모습이 과거 북한에서 마주했던 주민들 모습과 쏙 빼닮았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김일성 광장에서 환영 행사에 참석한 시간은 10분 가량. 이 10분을 위해 주민들은 며칠 전부터 밤낮으로 연습하고, 당일에는 5~6시간 전부터 현장에서 대기해야 했다는 말이다.
과거 1960년 대 김일성 주석 시대부터 북한에서 환영 행사를 지켜봤던 탈북민 최태선 씨는 현재와 달리 과거에는 환영 행사에 참여해 추가로 배급받는 즐거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더불어 최 씨는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초밀착 행보를 보이는 데 대해 과거에 비해 확실한 온도 차가 느껴진다며 현재의 북러 관계에 회의적인 견해도 덧붙였다.
강동완 교수는 북한 주민들의 가공되지 않은 고달픈 삶이 여실히 드러난 점이 되레 이번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거둔 의외의 성과가 됐다고 꼬짚었다.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남 이후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과 마주한 푸틴 대통령.
두 정상은 이번 만남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하며 친밀한 관계를 과시했지만, 정작 러시아 매체가 공개한 영상으로 인해 북한 주민들의 행사 동원 민낯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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