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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과 타이슨
  • 홍종진 사회2부 기자
  • 등록 2021-08-04 13:00:01
  • 수정 2021-08-04 13:5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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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과 타이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월 중순경 광화문에서 인터넷 논객 조은산을 만났다고 한다. 조은산이 그 자리에서 요리조리피하는 메이웨더와 KO를 노리는 타이슨 중에 어느 스타일로 정치를 하겠느냐고 하자, 윤석열은 KO를 노리는 타이슨 같은 정치를 하고 싶다고 했다 한다.

조은산이 어떤 뜻으로 물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윤석열의 이 대답에서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조선조의 기축옥사와 같은 참혹한 정치보복의 재연을 예상하는 것은 지나친 기우일까?

정치는 권투가 아니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다수결이다. 51%가 지지했던 나를 반대했던 49%의 국민들은 적이 아닌 것이다. 내가 모시고 섬겨야 할 또다른 주인들인 것이다.

조은산이 유명세를 떨치게 된 것은 임금에게 올리는 상소문의 형식을 빌어 현 정치상황을 비판한 글때문인데, 그 글의 내용은 차치하고 형식에 심각한 오류가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를 간과한다는 것이다. 가장 큰 오류는 대통령을 왕에 비유한 것이다. 군주제하에서는 말 그대로 임금(():임금)이 주인이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국민이, 백성이 주인인 것이다.

고대에 임금은 하늘의 천명(天命)을 받은 사람이라 하여 천자(天子)라 하고 이러한 천자의 지시를 명()이라고 했다. 이 명()을 대나무나 천에 쓴 것을 령()이라 하고, 이를 시행하는 것을 정()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행정(行政)은 말 그대로 주인의 명령을 옮겨 실행하는 것이다. 그래서 행정부는 주인의 명령을 실행하는 머슴의 부서이고, 행정부의 각 공무원은 주인인 국민의 공복(公僕)이라고 하는 것이고 공복의 복()은 머슴, 종 복인 것이다.

민주주의 하에서 주인의 명령은 곧 법이기에 민주주의는 법치주의인 것이다. 주인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법령을 제정하고 이 법령에 따라 모든 크고 작은 일을 실행하는 것을 정치라고 하고, 행정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은 왕이 아니라 머슴 중의 우두머리일 뿐이다. 대통령 중심제 하에서 대통령의 권한이 막강하다보니 봉건시대의 왕으로 오인하거나 주인이 맡긴 권력을 사유화하여 왕처럼 군림하려는 자들도 있었으나 그런 자들의 말로는 결코 좋지 않았다.

장사꾼이었던 이명박을 뽑아놓으니 건설현장에서 써먹던 방법으로 자원외교니, 4대강 사업이니 하며 온갖 명분으로 나라 국고를 거덜내지 않았던가? 박근혜 또한 고집이 세고 독선적인 면이 많아 지금의 처지를 자초한 면도 없지 않다.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주인인 국민을 받들고 섬기는 머슴의 자세를 잃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하물며 어찌 감히 왕을 꿈꾼단 말인가? 조은산이 대통령을 왕에 비유하였고 이런 조은산을 만난 윤석열은 대통령이 되면 타이슨과 같이 KO를 노리는 정치를 하겠다고 한다.

이런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자기가 몸담았던 검찰을 이용하여 정적들을 탈탈 털어 엮어 넣으려 할 것이고 사법개혁은 또다시 멀리 후퇴할 것이다. 검사한테 당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왜 그들을 검새라고 하는지.

검사의 업무가 피의자의 죄를 밝혀 기소하는 것인데, 기소권을 검사가 독점하다보니 이를 빌미로 수많은 거래와 청탁으로 인해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횡행하게 되었다. 사법부는 검사, 판사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 사법불신에 기여한 바가 지대한 것은 누구나 알것이다. 이를 바로 잡으려 사법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이 정부의 업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홍준표의원이 밝힌대로 윤석열이 홍준표의원을 엮어넣기 위해 그의 보좌관을 불러 조사하고 닦달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홍준표가 검찰총장 청문회 때 조금 도움이 되는 말을 해주니 그 다음날 바로 홍의원의 보좌관을 혐의없음으로 풀어주었다고 씁쓸하게 술회한 바가 있다.

윤석열은 주인이 자기에게 부여한 검찰권을 전가의 보도처럼 마구 휘두르는 것이다. 윤석열은 자기의 장모의 불법과 비리가 회자되자 우리 장모는 십원짜리 하나도 남에게 피해를 줄 사람이 아니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게 검사로서 할 말인가? 자기의 장모가 아니라 남이 그런 의혹이 드러났다면 그렇게 말할 것인가? 자기의 판단만을 과신하는 오만한 권력자로서의 검사의 일면을 드러내 보인 것이다. 수많은 물증과 근거, 피해자와 증인들이 나서는데도 자기 장모라는 이유로 이렇게 단언한다면, 이런 사람이 장모 수사를 맡는다면 오히려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무고로 잡아 넣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자고로 어머니가 칼을 쥐면 가족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지만, 도둑놈에게 칼이 쥐어지면 수많은 사람을 해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인은 선악 이분법에 갇혀서는 안된다. 비록 적이라도 잘하는 점이 있을 수 있고, 아군이라도 잘못한 점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역대 어느 정권이든 모든 국민을 100% 만족시키는 정권은 아직까지 있지 않았다. 자기의 뜻이나 관점, 이해관계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그 정부의 모든 것을 부정하고 폄하하려는 태도는 미숙하고 고집스러운 어린아이와 같은 태도라 할 것이다. 적어도 대통령감이라면 의견이 다른, 적이라도 인정하고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아는 도량이 있어야 한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자리를 내려놓은 이후에도 문재인 정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라고 할 말이 없었겠는가? 자신을 발탁하고 중용한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예의이자 도리를 지키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천하를 경륜할 식견과 포부를 감추고 잠거포도하면 낭중지추처럼 저절로 드러나고 알려지게 되는 것이다.

윤석열은 마주치는 사안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모든 것이 자신을 발탁하고 중용한 이 정부의 탓이고 자기가 하면 그보다 잘 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지만, 그가 상대의 과거와 허물을 캐서 기소하는 검사 일 말고 무엇을 안단 말인가? 행정부의 책임자인 대통령이, 일국의 국가원수가 법을 이용하여 상대를 옥죄고 군림하는 것이 보고 배운 대부분이라면 참으로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주당 120시간 논란, 부정식품 논란, 장모 십원 논란, 쥴리 논란 등은 그의 인식과 태도를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일례일 뿐이다.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언행은 속일 수 없는 것이다.

주당 120시간이라도 일해야 된다는 발언은, 게임업체 관계자가 근로시간 단축때문에 어렵다고 하자 아무런 진지한 이해도 고려도 없이 그저 이 정부의 정책 탓으로 돌려 반문 정서에 기대 조금이라도 지지율을 올려보려는 잔머리에서 나왔을 것이라고 믿는다.

검사 시절처럼 자기가 덮고 싶으면 덮고, 까고 싶으면 까는 그런 자리와 권력을 꿈꾸겠지만 지금의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국민 대다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아니땐 굴뚝에 연기나랴!


그리고 윤석열은 박근혜 정부에서 변방을 전전하던 그를 발탁하여 중앙지검장, 검찰총장으로 발탁해 중용한 정부와 대통령을 배신한 것이다.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김동연처럼 두말없이 깨끗하게 직을 내려놓고 야인으로 돌아가야 마땅한 것이다. 상급자인 법무부 장관에게도 대들면서 검찰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조직 전체의 기강을 무너뜨린 그 책임 또한 작지 않은 것이다.

윤석열은 정부가 사법개혁을 추진하며 무소불위의 검찰의 권력을 제한하려 하자, 검찰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이에 반발하여 의인이자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려 한다는 헌법 수호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속내는 검찰의 밥그릇을 지키려는 썩은 검새일 뿐이다.

배신자가 성공하고 권력을 쥐게 되는 선례가 된다면 앞으로의 미래는 수많은 배신자가 영달의 기회를 쫓아 자신을 발탁해 준 사람의 등 뒤에 칼을 꽂는 일이 빈발하게 될 것이다.

공자는 군사와 식량과 믿음 중에서 부득이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군사를 포기하고, 그 이후 또 포기해야 한다면 식량을 포기하라고 하면서 백성은 믿음이 없으면 설 수가 없다고 했다.

이는 어느 조직에서나 통하는 말이다. 부하를 믿지 못하면 무슨 일을 할 수 있고 어떻게 그 조직의 영이 서겠는가?

김동연은 윤 전 총장과 최 전 감사원장에 대해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는 이유만으로 대권 후보가 되는 것에 대해 국민이 어떻게 평가할지 모르겠다. 현 정권에 각을 세운다고 국가경영을 잘하겠는가"라고 우려한 바 있다.

대통령 선출은 작은 가게 주인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큰 일꾼을 뽑는 국가의 중대사이기에 대선이라고 한다. 어느 정도의 큰 조직과 국정운영에 대한 경험과 이해, 경륜, 앞으로의 국가 운영에 대한 정책이나 비젼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기준으로 본다면 야권에서는 홍준표, 김동연을 꼽을 수 있고 여권에서는 이재명, 이낙연이 유력하다. 대선은 여야가 서로 선출한 후보간의 빅매치가 되어, 상대를 적으로 여기는 소모적 정쟁이 아닌, 올바르고 구체적인 정책과 비젼을 제시하여 주인인 국민의 선택을 받는 국가적 축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은 지금까지 아무런 정책도 비젼도 제시하지 않고 그저 모든 것이 자기를 발탁하고 중용한 정부탓이라고만 하고 있을 뿐이다.

미국의 트럼프는 기인처럼 보이지만 확실한 비젼과 정책이라도 제시했다. 윤석열은 지금까지 도대체 무슨 비젼과 정책을 제시했는가? 자신이 몸 담았던 정부와 자기를 발탁한 대통령에 대한 비난만 하고 있을 뿐이고, 그러함에도 반문정서에 기댄 대중의 인기를 업고 유력한 대선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결코 정상이 아니다.

그리고 대선은 미스터 트롯을 뽑는 것처럼 대중의 감성에 영합한 연예인을 뽑는 것이 아니다. 주인으로서 얼마나 일을 잘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할 수 있는 머슴을 뽑는 것이다.

그리고 누가 되든 여야를 가리지 않고 능력있는 인사를 발탁하여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하는 탕평인사를 하여야 할 것이다. 장관이나 그 밖의 모든 공직은 선거승리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하사하는 승자의 전리품이 아닌 까닭이다.

지금의 윤석열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는 현 정권에 대한 반발에 대한 반사이익일 뿐이다. 윤석열은 쥴리 벽화 논란이 불거지자 변명하고 방어할 겸 국면을 전환하려 황급히 국민의 힘에 입당한 것이다. 현 정부의 무능과 정책실패로 인한,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기대가 무르익은 때를 포착하고 땅에 떨어진 권력을 주우려 국민의 힘에 입당한 것이다. 이로인해 쥴리벽화에 대한 논란이나 기사는 쑥 들어가고 윤석열의 돌발 입당이 이슈가 됨으로서 윤석열의 돌발입당은 어느정도 성공한 이벤트로 보인다. 그리고 지금 윤석열의 주변에는 국민들의 반문정서에 기댄 지지율만으로 윤석열이 당선되면 한 자리 해보려는 어용학자나 기회주의자들이 가득할 뿐이다.

대중은 자기들의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게 된다고 하는 말처럼, 독일 국민이 히틀러를 총통으로 선출하여 결국 어떻게 되었는가? 왜 윤석열과 히틀러가 오버랩되는지, 왜 우려가 되는지 모르겠다. 윤석열의, KO를 노리는 타이슨과 같은 정치는 과연 실현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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