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슬슬 저물어가는 늦은 오후
한 청년이 공원 벤치에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
공원을 청소하던 공원 관리인은
넋을 잃은 듯 힘없이 앉아있는 청년이
조금 수상해서 말을 걸었습니다.
"이보시오, 젊은이. 당신 누구요?"
젊은이는 힘없이 대답했습니다.
"글쎄요. 내가 누군지를 몰라서 생각하는 중입니다."
이상하게 생각한 관리인이 다시 물었습니다.
"그러면 당신 집이 어디요? 어디서 왔어요?"
젊은이는 여전히 힘없이 대답했습니다.
"그것도 잘 몰라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관리인은 조금 강경한 어조로 물었습니다.
"계속 여기 있을 거요? 어디 갈 데 없어요?"
젊은이는 역시 알 수 없는 말로 대답했습니다.
"글쎄요 그것을 알았으면 벌써 여기를 떠나지 않았겠습니까?"
관리인은 엉뚱한 대답만 하는 젊은이가 더욱 수상하게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젊은이는 관리인의 미심쩍은 표정은 신경도 쓰지 않고 자신이 받았던 질문에 골몰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왔는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
이 젊은이는 유명한 철학자 '데카르트'였습니다.
사실 방향이 다르기는 했지만, 공원 관리인이 대수롭지 않게 던진 이 질문은 우리 인생에 있어서 가장 심각하고도 중대한 물음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몇 마디 말에도
가장 심각하고 중요한 의미가 감추어져 있다고 해야겠습니다.
이유 없는 사건은 없습니다.
의미 없는 존재는 없습니다.
필요 없는 인간은 없습니다.
평범하게 그저 살아갈 뿐이라는 대다수 사람 한 명 한 명에게 어떤 중대한 의미와 필요가 감추어져 있는지 모르는 일입니다.
어쩌면 가장 특별할지도 모르는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을 좀 더 아끼고 잘 살펴야 겠습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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