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 축구경기를 관람하는 이란 여성들 /IRNA축구 경기를 보러 경기장에 입장하려다 체포된 이란 여성이 재판을 앞두고 분신해 사망했다고 이란 현지 언론들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름이 '사하르'로 알려진 30세 여성은 올해 3월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 프로축구 경기를 보고 싶어 경기장에 입장하려 했으나 출입문에서 경찰에 적발돼 구속됐다.
그는 이란 명문 축구클럽 에스테그랄의 열성팬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파란 소녀'(파란색은 에스테그랄의 상징색)로도 널리 알려진 여성이다.
이란은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을 금지한다.
이 때문에 일부 여성 축구팬은 남장을 하고 경기장에 몰래 입장하곤 하는데 이 과정에서 종종 체포된다.
사하르가 체포 당시 남장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하르의 언니는 이란 현지 언론에 "동생이 체포된 뒤 가르차크 구치소에 한동안 갇혔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라며 "구치소에 있는 동안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아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사하르는 지난주 재판을 앞두고 징역 6개월의 실형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법원 밖에서 분신했다. 그는 결국 9일 병원에서 숨졌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그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혐의로 기소했다.
이란에서는 이슬람혁명 직후인 1981년부터 여성의 축구장 입장을 불허했다.
이란에서 여성을 축구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 가운데서도 경기에 흥분한 남성 관중이 여성에게 욕설, 성희롱·성추행, 폭행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는 설명이 가장 일반적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여성의 경기장 출입을 허용하지 않으면 이란 대표팀의 월드컵 출전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고 압박하자 이란축구협회가 10월 10일 이란에서 열릴 2022 카타르 월드컵 지역 예선 이란-카타르전에 일반 여성의 입장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으나 실행될지는 불투명하다.
이란에서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이 아예 허용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6월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이란의 경기가 열렸을 때 아자디 스타디움에 여성이 입장, 대형 스크린으로 생중계되는 경기를 보며 단체 응원에 참여했다.
실제 경기를 본 것은 아니지만 축구경기장이라는 공간에 여성이 입장한 것은 1981년 이후 처음이었다.
같은 해 10월과 11월에는 이란과 다른 나라의 공식 축구 경기에 선수의 가족, 취재진, 이란 여성 축구·풋살 대표 선수, 이란축구협회 직원 등 제한적이지만 처음으로 여성의 관람이 허용됐다.
다만 칸막이와 경호 인력으로 여성을 위한 관람석을 남성과 엄격히 분리했다.
이란과 외국의 경기가 벌어질 때는 이란에 사는 상대방 국가의 여성만 자국 외교공관의 안내에 따라 단체로 입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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